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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금리…3.5%시대 장기화 전망
근원물가 4% 여전히 높은 수준
1.75%p 한미금리차 더 벌어질수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를 3.5%에서 동결했다. 2월과 4월에 이은 세 차례 연속 동결 결정으로, 다음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는 7월까지 기준금리 3.5%시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한은의 금리 동결은 경기 악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3.7%)이 14개월 만에 3%대로 떨어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박이 조금 줄어든 상태에서, 금리 인상으로 위축된 경기에 부담을 안길 수 없기 때문이다. 한은은 이날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6%에서 1.4%로 또다시 하향했다.

3.5%시대는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상 요인과 인하 요인이 팽팽히 맞서면서 기준금리를 ‘올리지도 내리지도 못하는’ 상황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먼저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안정을 확신키 어렵다.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내려왔다고는 하나, 이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것으로 근원물가(에너지·농산물 제외)상승률은 4.6%에 달한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 결정 시, 소비자물가보다 근원물가에 주목한다. 여전히 한은으로선 물가안정을 위해 금리를 더 올릴 여지가 남아있는 것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도 “물가가 3%대로 내려오긴 했지만 안정세로 볼 순 없다. 공공요금이 올라가기 시작하고 석유 감산이 진행되면 에너지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며 “금리를 내릴 때를 고민할 때가 아닌 시장에 (추가 인상 가능성) 신호를 줘야 할 때”라고 했다.

역대 최대(1.75%포인트)로 벌어진 한국(3.50%)과 미국(5.00~5.25%)의 금리 격차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과 미국 금리 격차가 벌어지면 더 높은 수익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달러 환율이 상승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는 것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면서 “섣불리 금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최근 은행 연체율이 급등하는 등 대출 부실 가능성이 커진 점은 높은 수준의 금리를 유지하는 데 부담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월 말 원화 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평균 0.304%로 나타났다. 3월(0.272%)보다 0.032%포인트 오른 것으로, 지난해 같은 달(0.186%)과 비교하면 0.118%포인트나 뛰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고금리 여파로 연체율은 후행해서 나타난다”며 “금리를 높일 때 가장 우려했던 부분이다. 하반기가 되면 (연체율이) 조금 더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moo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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