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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반도체 동맹’ 바이든, ‘8만전자’를 부탁해…韓 “보조금 받아도 中 증산폭 확대” 요청에 화답?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A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미국과 중국 간 격화 중인 ‘반도체 전쟁’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국내 기업 살리기에 나섰다. 미국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을 받더라도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두 배 늘려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주요 생산기지인 중국을 버릴 수 없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려할 경우 이번 사안이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반도체 업황 반등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다르면 한국 정부는 미국 상무부가 지난 3월 21일 공개한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조항 세부 규정안에 대해 공식 의견을 제출했다.

한국 정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보에 게시된 의견서 공개본에서 “가드레일 조항을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에 부당한 부담을 주는 방식으로 이행해서는 안 된다”며 “미국 정부가 규정안에 있는 ‘실질적인 확장(material expansion)’과 ‘범용(legacy) 반도체’ 등 핵심 용어의 현재 정의를 재검토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우려 기업과 공동 연구나 기술 라이선싱(특허사용계약)을 하면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는 ‘기술 환수(technology clawback)’ 조항이 제한하는 활동의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 정부 보조금을 받고도 중국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가드레일 규정안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이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중대한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확장을 첨단 반도체의 경우 5% 이상, 이전 세대의 범용 반도체는 10% 이상으로 규정했다.

한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의 실질적인 확장의 기준을 기존 5%에서 10%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무부는 범용 반도체를 ▷로직 반도체는 2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D램은 18나노미터 ▷낸드플래시는 128단으로 정의했는데 한국 정부는 이 기준도 완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영상=안경찬PD]

미국의 제재를 외면하기 어렵지만 생산기지가 있는 중국과 단절할 수 없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겐 이번 한국 정부의 요청에 대한 미국 정부의 반응에 따라 회사의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는 평가도 전문가들 사이에선 나온다.

중국은 국내 반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며 최대 소비 시장이자 우리 기업들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 거점이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西安)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쑤저우(蘇州)에 패키징 공장을 두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無錫)에 D램 공장을, 충칭(重慶)엔 패키징 공장을 가동 중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의 50%를 중국에서 만든다. 중국 시장을 접게 되면 이 공장들도 장기적으로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제조 기술과 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반도체 생산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요구를 완전히 무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중국에 ‘양면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한국 반도체 기업들의 특수성을 미국 당국이 이해하도록 잘 설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 이유로 인해 과거보다 중국 시장에 대한 사업 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것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사안”이라며 “미 반도체법 가드레일이 완화될 경우 주가엔 분명한 호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근 ‘바닥론’에 따른 반도체 업황 반등에 대한 기대로 급등세를 타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 대비 지난 22일 종가까지 23.87% 오른 6만84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 ‘7만전자’를 바라보고 있다. 전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15% 하락한 6만8400원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 주가도 연초 대비 지난 22일 종가까지 30.93% 오른 9만8200원으로 ‘10만닉스’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전날 SK하이닉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0.31% 떨어진 9만7900원을 기록했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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