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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 증시가 달라졌어요”…역대 최대 한미금리 역전에도 해외자본 ‘밀물’처럼 들어왔다 [투자360]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오는 25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역대 최대 차이로 역전돼 있는 한·미 금리에도 해외 자본 유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양국의 금리 역전 상태 지속에 대해 일각에서는 자본 유출에 대한 우려 전망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이 같은 지적을 불식시키는 결과라는 분석이다.

이에 국내 증시가 과거와 달리 단순히 금리 역전으로 자본 유출을 걱정할 만큼의 취약성은 벗어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향후 원화 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자금과 반도체 등 국내 산업의 향후 실적 개선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확대된 영향도 있다는 해석이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가 역전된 지난해 7월 이후에도 100억달러 가까운 증권투자자금이 순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외국인 국내 주식투자자금은 112억6000만달러 늘었고, 채권투자자금은 19억달러 줄었다. 감소세를 보였던 채권투자자금은 3월 상승 전환해 지난달 23억3000만달러 유입됐다.

통상 미국의 정책(기준)금리가 한국보다 높을 경우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이 한국 대비 우월하고 경제체력도 튼튼해, 한국이 더 높은 금리 수준을 보여야 투자 매력이 유지되기 때문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Moody’s)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 신용 등급은 ‘Aa2’로, 최고 등급인 미국(Aaa)보다 두 단계 낮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채권시장 자금 유입에 대해 미국 대비 한국의 금리 수준이 낮지만 다른 국가와 비교했을 때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의 10년물 국채금리는 3.468%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3.698%)보다는 낮지만 일본(0.401%) 독일(2.469%) 중국(2.715%) 등과 비교하면 높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만 보면 한국보다 금리가 높지만 글로벌 분산투자라는 관점에서 한국은 금리 레벨이 상대적으로 높은 나라”라며 “한국과 미국만 선택지라면 미국을 선택하는 게 맞겠지만 글로벌 관점에서 봤을 땐 한국도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이후 원화 강세 전환에 따른 환차익을 노린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마무리되면서 달러 약세 및 원/달러 환율 하락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떨어질 경우 외국인 입장에선 지금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게 유리하다”며 “환율이 고점을 찍고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반영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주식시장에선 반도체업종에 매수세가 집중되고 있다. 미국 빅테크기업이 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대만 등에서도 반도체업종이 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 발표 역시 업황 반등에 긍정적인 요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9조6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같은 기간 삼성전자를 9103억원 순매수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외국인이 지분율을 높인 종목은 턴어라운드 기대가 있는 반도체나 실적이 호조를 보인 자동차”라며 “자동차가 미국 소비와 연관성이 크다는 점과 반도체의 벤치마크로서의 대표성을 고려하면 긴 관점에서는 반도체가 선호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미국, 일본, 대만 반도체업종이 동조화하고 있다”며 “코스피와 나스닥의 상관계수는 2월 수준까지 올라갔고,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는 일본 증시에서도 반도체 및 장비주의 성과가 월등하다”고 덧붙였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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