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무더기 하한가’ 국민연금도 당했다
작년 10월까지 7개종목 순매수
486억 규모...도시가스주 집중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매물 폭탄’으로 연일 급락했던 종목을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까지 486억원 넘게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종목을 보유하고 있던 국민연금은 2020~2021년까지만 순매도 기조를 보여왔지만, 지난해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번 주가 하락 사태를 주도한 라덕연 H 투자컨설팅업체 대표 일당이 이 종목들에 대한 시총을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면서 국민연금이 담아내는 포트폴리오 비중도 덩달아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종목이 차지하는 포트폴리오 비중은 미미해 전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일 전망이다.

24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훈식 의원실이 국민연금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무더기 하한가’에 휘말린 7개 종목(선광 미보유)을 총 486억3000만원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민연금이 보유 주식수는 총 199만7993주로 이들의 평가금액은 1254억5900만원이다.

올해 주가폭락 사태와 관련한 국민연금의 세부 투자 현황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자료는 10월 말 기준으로 작성됐으며 국민연금은 추종 매매를 막기 위해 6개월 전 현황에 한해서만 포트폴리오를 공개한다. 2022년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포트폴리오 현황은 오는 8월말 공개된다.

국민연금은 삼천리와 다우데이타를 제외한 5개 종목을 순매수했다. 작년 10월 기준, 대성홀딩스(290억7700만원)·서울가스(264억700만원)·세방(55억6400만원)·하림지주(8200만원)·다올투자증권(2700만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반면, 삼천리(-95억3200만원)와 다우데이타(-29억9500만원)은 12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최근 3년간 해당 종목들이 오르자 국민연금은 지난해 순매수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수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62억9200만원 ▷2021년 -138억8600만원 ▷2022년(10월 말까지) 486억3000만원을 기록했다. 보유 주식 수는 2020년 말 대비 절반 가량 줄었으나 주가가 급등세를 반복하자 이 기간 평가가치는 2.5배 넘게 뛰었다.

이는 도시가스 관련주를 집중 매수한 결과로도 분석된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10월까지 서울가스와 대성홀딩스를 각각 264억원, 291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서울가스(-514억원), 대성홀딩스(-472억원) 등을 위주로 팔아치운 것과 상반된다. 이들의 평가액은 1147억9400만(삼천리 156억5600만원·서울가스 459억1600만원·대성홀딩스 532억2200만원)으로 7종목의 90%를 차지한다.

일각에선 주가조작단이 국민연금의 매수 시스템을 노렸다는 주장도 나온다. 코스피 중형주지수에서 도시가스 관련 종목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면, 국민연금의 위탁운용사들은 벤치마크 수익률을 맞추기 위해 기계적으로 해당 종목들을 사들일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대성홀딩스는 2020년 7500원대에서 올해 3월 14만원을 넘보며 약 19배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가스는 8배 뛰었다.

이와 관련, 국민연금 측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국민연금 자체의 투자 판단이 개입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위탁운용사의 투자 의사 결정에 따른 건이다. 기계적인 매수도 아니고 운용사 고유 판단에 따라 재량권을 바탕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손실을 피하기 어렵겠지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종목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해 전체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앞서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는 지난해 국민연금기금의 운용 수익률이 -8.22%를 기록해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가장 낮았다고 지난 3월 발표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강훈식 의원은 “주가조작 사태에 대한 신속한 조사와 함께 국민연금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국민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