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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그레만 ‘방긋’…단백질 사업·파스타 하는 우유회사들 속사정 [푸드360]
남양유업의 신제품 ‘맛있는 단백질 우유’ [남양유업 제공]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남양유업이 최근 단백질에 특화된 우유를 출시하며 기능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우유회사로 알려진 유업체들이 최근 모두 단백질 특화제품을 출시한 모습은 이들이 당면한 위기의식을 정면으로 보여주고 있다. 고물가까지 겹친 상황에서 유업계는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만들거나 외식사업을 운영하는 등 생존을 위한 체질 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매출 늘어도 원가 증가…우유시장 한계 맞은 유업계

올해 1분기 실적 발표에서 사실상 웃을 수 있는 곳은 사실상 빙그레 한 곳뿐이었다. 증권가는 연초 진행한 아이스크림 등 최대 25% 가격 인상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풀이했다. 18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빙그레의 1분기 연결 매출액은 2935억원, 영업이익은 127억원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4.8%, 702.7% 성장했다. 빙그레 관계자는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원부자재 가격 급증과 코로나19 따른 영향으로 그동안 영업이익률이 워낙 낮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빙그레 ‘더:단백’ [빙그레 제공]

매일유업과 남양유업의 경우 실적이 악화됐다. 매일유업 1분기 매출은 4493억9300만원으로 11.8%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26억2700만원으로 25.6% 감소했다. 남양유업도 비슷했다. 1분기 매출액은 2400억6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였다. 단 영업손실이 전년 대비 41.6% 줄어들었다.

돌파구는 단백질?…주요 4개 유업체 모두 참전

흰우유시장 점유율 1위인 서울우유협동조합이 4월 발표한 지난해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대비 6.8%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8.7% 줄어든 473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11월 우유제품 가격을 평균 6% 올렸음에도, 원부재료 등 비용 상승분을 따라잡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서울우유는 협동조합이라 1분기 실적 공시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

대외변수 영향을 줄이기 위해 유업계는 단백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매일유업이 2018년 성인용 단백질 음료 ‘셀렉스’를 출시한 후 2021년 빙그레(더:단백), 2022년 남양유업(테이크핏)·서울우유(클릭유 화이트프로틴) 등이 줄지어 나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매일유업 ‘셀렉스’ [매일유업 제공]

흰우유 소비가 줄어들기에 성장 잠재력이 큰 단백질 시장에 눈을 돌리는 건 사실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낙농진흥회의 유통소비통계에 따르면 1인당 백색시유(흰우유) 소비량은 2012년 28.10㎏에서 2022년 26.20㎏으로 줄었다. 저출산으로 우유·분유를 먹을 아이들 자체가 적어지고 있는 것이 이유다. 출생아 수가 2012년 48만4550명에서 지난해 24만9000명으로, 10년 만에 사실상 반토막이 났다.

2026년부터 수입 우유, 무관세로 들어오는데…

여기에 2026년부터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미국과 유럽 우유가 무관세로 수입될 예정이라 유업계는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낙농 대국으로부터 수입되는 멸균우유는 이미 수입량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농업전망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유 수입량은 3만3058t으로 지난해 대비 42%가 증가했다. 5년 전인 2018년 4291t 대비 7.7배로 급성장한 것이다. 전면 무관세 수입 전에도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탓에 이를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멸균유 수입량 추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제공]

국내 단백질 보충제 시장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내수 시장임에도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해 지난해 4000억원(추정치) 규모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2018년부터 4년간 평균 성장률은 무려 78.4%에 달했다.

다만 이들은 아직 매출 비중이 높진 않다. 2018년 단백질 음료를 출시한 매일유업의 경우 2021년 단백질 제품 매출액(900억원)이 전체 매출(1조5519억원)의 5.79% 수준이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의 단백질음료 ‘화이트프로틴’ [서울우유협동조합 제공]
건기식·대체음료·외식까지…미래 먹거리 챙긴다

이에 미래 시장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기존 공장을 통합하거나 건강기능식품에 특화된 생산라인을 증설하는 식으로 유업계는 전환을 준비 중이다. 서울우유는 지난해 기존 용인공장과 양주공장을 통합, 양주신공장을 준공했다. 이에 대해 우유·분유는 물론 버터, 연유, 유음료 등 60여 개 유제품을 만들 수 있지만, 시장 수요에 맞는 최적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일종의 효율화 작업의 일환이라고 서울우유는 설명했다. 남양유업의 경우 세종공장이 지난해 10월 단백질 건강기능식품을 출시할 수 있는 GMP 인증을 획득했다. 이 공장은 2020년 8월 GMP인증을 받은 나주공장에 이어 건강기능식품을 남양유업이 자체 생산하기 위한 거점이다.

매일유업의 경우 2015년부터 세계 최대 아몬드전문기업인 미국 블루다이아몬드와 파트너십을 맺고 식물성 음료인 아몬드브리즈를 생산하고 있다. 4월에는 중국 전역 6000여 개 스타벅스 매장에 아몬드 바리스타 1ℓ 제품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수출을 통한 매출 확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매일유업의 지주사인 매일홀딩스의 자회사이자 외식전문기업인 엠즈씨드는 더키친일뽀르노(양식), 크리스탈제이드(중식), 폴바셋(베이커리) 등을 운영하며 사업 확대를 지속하고 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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