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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역사 100년 동안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 수신상품을 고민해요”[인터뷰]
송관석 토스뱅크 적금 PO 인터뷰
송관석 토스뱅크 적금 프로덕트오너(PO)가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토스뱅크 제공]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고객들한테는 요즘 은행권의 우대금리가 그저 ‘가상의 금리’로밖에 보이지 않을 거에요. 우대금리를 부담 없이 받는 구조로 그 편견을 깨고 싶었습니다”

지난 4월, 세상에 없던 적금 상품이 탄생했다. 스마트폰 속 적금 화면에는 선글라스를 낀 굴비 한 마리가 나타난다. 돈을 넣을 때마다 굴비가 식탁으로 내려오고 빈 식탁엔 반찬이 하나씩 추가된다. 전래동화 ‘자린고비 이야기’의 한 장면에서 시작된 토스뱅크 ‘굴비적금’이다.

굴비적금은 6개월 만기를 채우기만 하면 기본금리 연 2%에 우대금리 3%를 더해 총 5%의 금리를 제공한다.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고 모두 지켜야 우대금리를 주는 다른 은행 적금상품과 차별화된 점이다. 굴비적금이 출시된 지 한 달 째, 가입된 계좌 수만 약 30만좌다. 하루에만 평균 1만좌씩 늘어나고 있다.

헤럴드경제는 토스뱅크에서 적금을 총괄하고 있는 송관석 토스뱅크 적금 PO(프로덕트 오너)를 만나 인터뷰했다. 송 PO는 국내 한 시중은행에서 수신상품을 기획하던 경력자다. 보수적인 은행 문화에서 수차례 좌절을 겪고, ‘고객의 가치’를 위해 신랄하게 토론하는 문화를 찾아 토스뱅크로 왔다. 굴비적금도 이같이 고객을 중심에 둔 토론 속에서 탄생했다는 설명이다.

“단 돈 1원이라도 자유롭게 저금할 수 있는 굴비적금”

토스뱅크가 지난 4월 출시한 굴비적금 상품 화면. 토스 애플리케이션 갈무리.

- 굴비적금은 기존에 있던 ‘키워봐요 적금’과 어떻게 다른가?

▶두 상품의 가장 큰 차이는 저축의 방식이다. 키워봐요 적금이 자동이체를 기반으로 저축을 하는 방식이라면 굴비적금은 자유롭게 내가 저금하고 싶을 때 저금할 수 있다. 특별한 규칙 없이 생활 속에서 고객이 아낀 만큼, 소비를 줄인 만큼 자유롭게 단 돈 1원이라도 저금할 수 있도록 한 자유적금 상품인 것이다.

- 굴비적금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바로 비주얼이다. 어떻게 이같은 비주얼을 고안하게 됐나?

▶적금상품 출시를 위해 논의를 하던 지난 2월은 짠테크와 앱테크, 디지털 폐지 줍기 등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던 때다. 이에 따라 소액도 알뜰히 저축할 수 있는 제품을 구상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전래동화 ‘자린고비 이야기’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화면에 굴비가 떠있는 건 어느 금융 앱에서도 볼 수 없었던 화면이라는 생각에 굴비를 컨셉으로 적금 상품을 개발하게 됐다.

- 굴비적금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인가?

▶고객들의 적금 가입 경험에 대한 인터뷰를 한 결과, 사람들이 은행 적금에 대해 돈이 있어야만 가입할 수 있어 부담스럽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토스뱅크는 돈이 없을 때도 가입을 가능하게 했다. 예를 들어 토스뱅크 통장에 현재 돈이 없더라도 ‘0원 가입’이라는 최소 가입금액 허들을 없앴다. 고객이 순간 ‘적금 들고 싶다’ 라는 마음이 들면 가지고 있는 돈이 없더라도 바로 적금 가입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또 내가 저금하는 행위에 따라 굴비가 내려오고 밥상 반찬이 풍성해지는 등 비주얼적으로 변화가 있기 때문에 이는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에는 없는 상품이다. 특정 캐릭터를 활용지는 않지만 토스뱅크만의 재미요소를 더했다는 차별화 요소가 있다. 토스뱅크는 긴 시간 인내하며 목돈을 만들어 가는 시간을 즐거움과 재미로 전환하는 등 고객 친화적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 기본금리 연 2.0%에 최대 연 3.0%포인트 우대금리 혜택이 제공된다. 금리 산정에도 고민이 깊었을 것 같은데?

▶굴비적금은 우대조건 없이 만기 6개월 달성하기만 하면 5%의 금리 혜택이 주어진다. 아무래도 처음 산정할 때에는 시장의 다른 적금 상품을 참고했지만, 토스뱅크는 고객에게 복잡한 우대 조건이라는 허들을 없애고 재미요소와 간결함을 더했다. 고객들이 무조건적으로 높은 금리의 적금만 찾는다면 당연히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은행의 상품이 가장 잘 나가겠지만, 고객이 얻지 못하는 가상의 금리라면 차라리 아무 조건 없이 주는 5%의 상품이 오히려 고객들에게 더 나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 굴비적금은 이틀만에 5만좌를 돌파했다. 애초에 예상한 목표치는 얼마였나?

▶첫 달 30만좌 정도를 예상으로 출시했고, 예상대로 진행중인 것으로 보인다. 8일 기준 27만좌 달성했으며 하루 평균 1만좌 가입하는 추세다.

- 토스뱅크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개선한 사항이 있나?

▶적금상품을 출시하고 친구 초대 프로모션(영어+숫자 코드 8자리)을 했었다. 하지만 이 코드가 어렵다는 피드백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상품 출시 3시간만에 친구 초대 코드를 ‘한글+숫자’로 바꿨다. ‘토스뱅크는 추천코드도 재밌게 한다’는 피드백이 바로 따라오더라.

- 굴비적금은 앞으로 어떻게 진화할 예정인가?

▶짠테크가 컨셉인 상품인 만큼, 상황별 입금 기능을 추가하고 싶다. 예를 들어 “오늘 커피 안 먹었으니 적금 넣어야지” 라는 고객의 행동을 좀 더 부여할 수 있는 컨셉을 추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다.

“은행 역사 100년간 고객이 경험하지 못한게 뭘까…가장 큰 고민”
송관석 토스뱅크 적금 프로덕트오너(PO)는 헤럴드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새로 출시한 굴비적금에 대해 “첫 달 30만좌 정도를 예상으로 출시했다”며 “예상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 제공]

- 최근 대내외 경제여건이 불확실하고 금융시장도 급변하는데, 수신상품을 기획하며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인가?

▶은행의 역사는 100년이 넘어 수신 역사는 긴데, 고객들이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 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다. (웃음) 시중은행에서 이미 냈던 상품이라 하더라도 우리가 토스뱅크만의 색깔을 담아 다르게 내면 없던 서비스처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부분 찾는 데 노력하고 있다.

- 시중은행과 토스뱅크에서 모두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시중은행에서 약 10년 정도 수신상품 담당자로 근무 했었으며 수신 제품을 총괄했다. 토스뱅크에 다른 점이 있다면 의사결정이 빠르게 이뤄진다는 것이다. 빠를 수밖에 없는 이유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정보가 공유되기 때문이다. 숨겨진 정보가 없다. 수평조직이다 보니 특정인의 말의 힘이 있거나 하지 않는다. 내가 오히려 팀원들에게 하는 이야기가 설득력이 있는지, 내 의사결정을 따라갈 수 있는지 점검한다. 더불어 팀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의 바탕이 되는 데이터들을 직접 볼 수 있어 모두에게 투명하게 공유되는 것이 가장 다른 점인 것 같다.

또 아이의 학교 입학식을 아무 눈치 없이 참석한 후 늦은 출근할 수 있고, 그 어떤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학부모 참관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생활 자체가 토스뱅크의 복지인 것 같다. 팀원들의 책임감이 깔려있기 때문에 오히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좋아졌다고 느낀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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