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금융당국이 PF 관련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에 대한 상각 확대 및 대출 전환을 유도하기로 했다.

17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는 다음주께 자료 배포 등을 통해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증권사 보증 ABCP와 관련해 털어낼 것은 털어내고 대출 전환 등을 통해 만기를 맞추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감원 ‘금융기관 채권 대손 인정 업무세칙’에 따르면 금융회사가 보유한 채권은 ‘정상-요주의-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로 나뉘는데, 추정손실로 분류된 때에는 조속히 금감원장의 승인을 받아 상각 처리하게 돼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추정손실로 분류하면서 상각 조치를 하지 않는 ABCP 물량들이 있다”며 “이런 것들에 대해 조속한 처리를 주문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정손실 채권에 대해 제때 손실 인식을 하라는 취지다. 금감원도 증권사들의 상각 신청에 대해 신속하게 심사해 승인할 계획이다.

상각 조치가 이뤄지면 해당 채권 자체가 연체에서 빠지기 때문에 연체율을 관리하는 효과가 있다.

작년 12월 말 증권사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지난해 9월 말 8.2%에서 2.2%포인트 늘었다. 1년 전인 2021년 말(3.71%)보다는 3배가량 급증한 수치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3일 ‘부동산PF 대출 대손상각 관련 유의 사항’이라는 공문을 전 증권사에 전파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증권사 부동산 PF 대출에 대한 자산 건전성 분류 결과 추정손실로 분류한 것에 대해 최대한 이른 시일 내 대손 상각 절차를 진행해 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6월 말 반기 결산 시점을 고려해 최대한 이달 중 관련 절차를 진행해달라는 주문도 덧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통상 만기가 3개월인 PF ABCP를 장기성 대출로 전환하는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작년 말 단기자금 시장 경색 국면에서 증권사들이 보증한 PF ABCP에 대한 투자 심리가 냉각하며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고 금리도 치솟았다.

금융당국은 단기성 자금 성격인 PF ABCP를 장기성 대출로 전환하면 차환 리스크 및 시장 변동성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