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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국내 부동산 공모펀드, 금융위험 중점 살펴보고 있어”

[헤럴드경제=유혜림·권제인 기자] 금융감독원은 국내 부동산 공모펀드를 둘러싼 금융위험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 기조에 한국은행도 발맞춰 금리를 올린 만큼, 국내도 상업용 부동산 자금 조달 이슈가 부상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금감원 관계자는 “금리가 높아졌기 때문에 (국내도) 리파이낸싱이나 레버리지, 만기 연장 등 결국 매각 이슈가 (부각될 것)”이라 밝혔다.

통상 자산운용사는 부동산을 매입할 때 자기자본을 쓰거나 대출로 레버리지를 일으켜 자금을 조달한다. 금감원이 주시하는 대목은 리파이낸싱(부채 상환 목적 자금 재조달)으로 이전보다 높은 대출 금리를 적용받을 때다. 이자부담이 커지면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원금과 배당금 지급 여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국내 부동산 펀드 시장에서도 매각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펀드는 물론 담보대출의 만기 역시 연장이 불가피한 사례가 속출하기도 했다. 이에 만기 기한을 앞둔 펀드를 대상으로 고금리와 부동산 가치 재평가에 따른 원금 손실 우려를 따져보겠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매각가격이 ▷자산매입가 ▷펀드설정시 초기비용 ▷매각 비용을 합산 규모를 넘어서야 원본 손실을 피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출 만기가 끝나면) 다른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최근 금리가 높아지면서 이전과 차이가 상당하다. 월마다 갚아야 되는 이자 비용이 크게는 2, 3배 까지 차이가 날 수도 있다”며 “임대료보다도 지금 대출로 갚는 비용이 더 큰 상황이 오기도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예컨대, 서울 명동의 ‘티마크그랜드호텔’에 투자한 공모 펀드(총 2100억원)는 두 차례 호텔 매각 실패하면서 3.3~4.9%하던 대출이자율이 작년 말 12%대로 뛰기도 했다. 대출이자의 부담은 티마크그랜드호텔이 지고 공모펀드인 ‘하나대체투자티마크그랜드종류형부동산투자신탁’이 떠받치는 구조라 호텔 수익이 모자르면 투자 원금도 손실될 수 있는 셈이다.

국내 부동산 투심도 위축되는 모양새다. 작년만 해도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은 ‘원화 약세’라는 호재를 만나 서울 오피스 투자에 적극적이었지만 올해 들어 투자를 전면 보류한 상태로 알려졌다. 대출금리 상승에 기대 임대수익이 하락하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졌다는 판단때문이다. 지난해 말 거래가 무산됐던 ‘용산 더프라임’ 빌딩도 GIC가 투자 제안을 받았던 매물로 전해졌다.

아울러 미국 은행권 불안에 국내 금융기관들도 한층 깐깐해진 대출 잣대를 들이밀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현재 미국에선 고금리, 팬데믹 이후 높은 공실률로 빌딩 가격이 폭락한 상황에서 상업용부동산(CRE) 대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중소은행들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의 사업 동료인 멍거 부회장은 최근 사무용 빌딩들과 쇼핑센터들을 포함해 문제가 많은 상업용 부동산이 다수라며 은행들이 6개월 전보다는 부동산 대출을 더 조여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원은 본지 질의에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상업용부동산 시장과 국내외 부동산펀드 관련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게 전이될 가능성 있다”며 “특히 글로벌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경우에는 충격이 더욱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forest@heraldcorp.com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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