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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덕연이 말한 투자원칙 ‘자산주’…이미 폭락 1년 10개월 전부터 궤도이탈했었다 [투자360]

라덕연 대표가 2019년 3월 진행한 자산주 주식투자 세미나 안내 [티핑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권제인 기자] 라덕연 H투자자문사 전 대표가 주가 조작 혐의를 부인하며 저평가된 우량주에 투자해 왔다고 주장했지만, 일부 종목은 2021년부터 사실상 저평가 상태를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가가 폭락한 8종목 중 절반은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연고점을 돌파했을 때보다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월등히 높았다.

라 대표는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졌을 때부터 통정거래 등 주가조작 사실을 부인했다. 그는 복수의 언론 인터뷰를 통해 금융당국에 신고 없이 일임 매매한 점은 인정했지만, 저평가 우량주를 매입해 매수 후 보유 전략을 유지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가 말하는 저평가 우량주는 PBR이 낮은 종목들로 추정된다. 지난 2019년 열린 투자 세미나에서 라 대표는 ‘돈 버는 기술’로 자산주 투자를 제시한 바 있다.

▶대성홀딩스, 2021년 6월부터 코스피 PBR 돌파=11일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에 관계된 8종목 모두 2020년 초까지 절대적 저평가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PBR이 0.5배 아래로 떨어지면 절대적 저평가로 판단한다. 당시 다우데이타를 제외하면 모든 종목의 PBR이 0.2~0.5 사이에 위치했고, 다우데이타 역시 0.73으로 코스닥(1.74) 대비 크게 못 미쳤다.

그러나 이후 장기간 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8종목 중 6종목이 코스닥 PBR을 앞질렀다. 일부 종목은 주가 폭락 1년 10개월 전인 2021년 6월부터 저평가 상태를 벗어났다. 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던 대성홀딩스는 2020년 초 PBR이 0.32로 코스피(0.88)에서 2021년 6월 9일 1.27까지 치솟아 코스피 PBR을 ‘터치’했고 주가 폭락 전까지 상회했다.

저평가된 자산주에 투자한다는 명분이 2021년 여름을 시작으로 흔들려 온 셈이다. 서울가스는 폭락 7개월 전인 지난해 7월 코스피 PBR을 넘어섰고, 삼천리와 세방은 지난 11월과 1월 이를 돌파했다. 주가가 폭락한 기업 중 다올투자증권만이 코스피 PBR을 지속해서 하회했다.

코스닥 상장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선광은 지난해 9월 PBR 1.80을 기록하며 코스닥을 앞질렀고, 다우데이타 역시 올해 1월 코스닥을 넘어섰다. 하림지주만이 벤치마크 PBR을 단 한 번도 앞서지 못했다.

▶주가 급등해 삼천피·천스닥 PBR 넘어서=특히, 8종목 중 4종목은 올해 들어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삼천피’와 ‘천스닥’을 기록했을 때보다 PBR이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8월 3220.62로 장을 마감한 코스피는 PBR 1.31배를 나타냈는데, 대성홀딩스의 지난 3월 29일 PBR은 4.72를 기록했다. 코스피 전고점 대비 3배가 넘는 고평가다. 2000년 이후 코스피 PBR이 가장 높았던 2007년 11월 1.90보다도 2배 이상 높다.

이밖에도 지난달 주가 고점을 찍은 삼천리와 서울가스는 각각 PBR이 1.32, 1.87까지 치솟아 삼천피 당시 PBR을 넘어섰다. 코스닥에서는 선광이 ‘천스닥’ PBR을 돌파했다. 선광은 지난 21일 PBR이 2.97까지 치솟았는데, 코스닥이 1030포인트이던 2021년 4월 26일 P코스닥 BR은 2.80이었다. 당시 PBR은 2000년 이후 최대치였다.

PBR은 미래 기업 가치 상승이 기대되는 성장주에서 높게 나타나는 만큼 도시가스업, 하역산업을 영위하는 기업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사건에 언급된 종목들은 만성 저평가에 시달려 왔던 기업들이지만, 주가가 4~5배 오르면서 저평가 매력이 희석됐다”며 “0.3배 하던 PBR이 1배를 넘어서 급등한다면 저평가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주가수익비율(PER)과 PBR은 과거 데이터나 앞으로 1년 후 정도를 기준으로 산출돼 성장주에서 높게 나타나는 개연성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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