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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G發 폭락’에도 시세조종 적발 0건
시장경보 1~4월 993건 발동
‘빚투 끝판왕’ CFD 동원에도
거래소 감시 시스템 무기력
검찰, 라덕연 대표 자택서 체포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發) 주가조작 사건에 대한 전 사회적 공분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1차 단속 주체인 한국거래소의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종목들이 수년간 동종업권 내 다른 주식들과 매우 차별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을 뿐 아니라 ‘빚투(빚내서 투자)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CFD(차액결제거래)가 동원됐음에도 거래소의 올 시세조종 적발 건수는 ‘제로(0)’였다. ▶관련기사 2면

9일 헤럴드경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의 불공정거래 심리 실적 자료에 따르면, 시감위는 올 1월부터 4월까지 총 23건의 불공정거래를 적발해 금융위원회에 혐의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적발한 불공정거래 건수는 총 39건으로, 올해 들어 41% 감소한 것이다.

불공정거래 유형은 ▷부정거래 ▷시세조종 ▷미공개정보이용 ▷보고의무위반 등 기타 등 4개 항목을 나뉜다. 이번 주가조작 사태 이후 거래소의 불공정거래 심리 실적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거래소는 주가 변동에 따른 시장경보 현황은 게시하지만, 불공정거래 심리 실적은 비공개에 부쳐왔다.

올해 적발된 불공정거래를 유형별로 보면, 부정거래가 12건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적발된 부정거래 건수는 12건인데, 올 들어 4개월 만에 이를 채웠다. 거래소는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지만, 부정거래의 주요 특징에는 ▷최대주주 및 경영진이 관여한 내부자 관련 부정거래 ▷실체가 불분명한 명목회사(조합) 등 차입금 및 타인 자본으로 기업을 인수하고 주가 부양 후 차익을 실현하는 경우 ▷신사업 진출 발표 등 주가 상승 테마 형성 등이 꼽힌다.

하지만 부정거래를 제외한 심리실적은 모두 전년 대비 대폭 줄었다. 미공개정보이용은 23건에서 10건, 보고의무위반 등 기타는 4건에서 1건으로 감소했다. 부정거래를 제외한 불공정거래 심리실적은 11건으로 월평균 2.75건에 불과했다. 특히 이번 주가조작 사태에 따라 가장 큰 논란이 되고 있는 시세조종은 한 건도 적발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금융위에 통보한 건수는 전무했다. 지난해 1월~4월 적발건수 8건과도 대비되는 수치다.

불공정거래를 의심할 수 있는 시장 경보는 연초 이후 4월까지 무려 993건 발동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690건에서 무려 43.9% 급증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태가 촉발되기 전까지 시세조종에 대한 이상 감지가 한 건도 이뤄지지 못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거래소가 고도화된 주가조작 수법에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 적발된 부정거래 중 3건은 시세조종이 함께 이뤄진 사건”이라며 “최근 투자조합이 관여하는 등 부정거래가 증가하면서 심리 의뢰 및 심리 또한 이에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SG증권발 주가 폭락사태를 유발했다는 의혹을 받는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42) 대표를 9일 라 대표 자택에서 체포했다.

권제인·유혜림 기자

eyre@heraldcorp.com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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