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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싸다 팔아라” vs “비싼덴 이유 있다”…에코프로비엠 두고 확 갈린 증권사들 [투자360]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코스닥 시장 시가총액 1위 에코프로비엠을 둘러싸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의견이 완전히 엇갈렸다.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연초 급등 후 한 주가 조정을 받은 가운데, 여전히 고평가 상황인 만큼 ‘매도’해야 한다는 의견과, 목표주가를 올리면서 ‘매수’해야 한다는 보고서가 1분기 실적 발표 후 동시에 쏟아졌기 때문이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비엠은 전날 연결 기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0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4%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2조110억원, 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3.6%, 164.4% 늘었다.

유진證, 투자의견 ‘중립→매도’ 하향

실적 발표 다음날 공개된 에코프로비엠 종목 보고서 중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이 낸 것이었다. 여기서 한 연구원은 목표주가는 20만으로으로 유지하면서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매도’로 하향했다.

국내 증권사들이 특정 종목에 대한 매도 의견을 거의 제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매도 의견은 이례적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도 지난달 에코프로비엠의 지주사 에코프로에 대해 매도 의견을 제시해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한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2030년까지의 예상 성장을 반영한 상태”라며 “2030년 삼원계 양극재 생산능력이 100만t(톤)에 이르고 이 중 전기차용이 84만t이라고 가정하면 이는 삼원계 양극재 장착 전기차 660만∼800만대 공급량”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30년 미국과 유럽 전기차 시장이 모두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한다는 극단적인 가정을 하면 에코프로비엠의 점유율은 34∼41% 수준”이라고 부연했다.

한 연구원은 “이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국내외 업체들의 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검증이 필요하다”며 “국내 업체와 유럽, 일본 양극재 업체들까지도 증설 경쟁 강도가 심해지고 있는 상태”라고 짚었다.

유진투자증권 외에도 삼성증권과 유안타증권도 투자 의견을 ‘매수’보다 한 단계 낮은 ‘중립’으로 변경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보유(HOLD)’ 의견을 유지했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 주가의 단기 급등은 회사의 펀더멘탈 성장성 이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수혜 효과와 대규모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목표주가는 17만원에서 25만원으로 올려 잡았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를 26만1000원에서 29만원으로 올렸으나, 추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조정을 받으면 비중확대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현 주가는 2027~2030년 실적이 선반영된 수준까지 상승했다”며 “이제 에코프로비엠은 전세계 2차전지 셀(배터리) 소재 업종에서 가장 높은 멀티플(주가 배수)을 적용받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주가 조정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당분간 상승 여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단기 급등한 만큼 현 시점에서는 조정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의견 ‘매수’ 유지 받고 목표가 상향까지

다만, 주가가 단기 급등한 면은 있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는 곳도 있었다.

한화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 신영증권, 키움증권, DS증권은 투자의견 ‘매수(BUY)’를 유지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의 경우 목표가를 오히려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권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IRA 시행령 발표 이후 에코프로비엠의 원재료 소싱 역량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며 “올해 원재료값 하향 안정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고객사의 신차 출시와 양극재 설비 증설 효과가 더해지며 높은 외형(매출) 성장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긍정적 의견과 함께 목표주가를 34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에코프로비엠은 단기 주가 급등으로 밸류에이션(기업가치평가 레벨) 부담이 크다”면서도 “주가가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가파른 성장률, 수직계열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등을 감안하면 현재의 주가 고평가 부담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한화투자증권도 목표가를 31만원원으로 올렸다. 그는 “주가가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에는 변함 없다”고 덧붙였다.

신한투자증권도 목표가를 기존 17만2500원에서 28만원으로 올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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