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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감원, 키움증권 검사 착수...대량매매 계획성 여부 핵심
하한가 직전 매도 사전정보 인지 의혹
라덕연 대표와 연루 여부도 집중 조사
다단계 구조 자금세탁 정황 속속 드러나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로 주가조작 의혹이 불거지자 금융감독원이 3일 사건의 진원지로 알려진 장외파생상품의 차액결제거래(CFD)와 관련한 키움증권 검사에 전격 착수했다. 이런 가운데 공방을 이어가며 이번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라덕연 H투자자문 대표와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진실을 둘러싼 난타전이 계속되고 있다.

▶금감원, 김익래 회장 연루여부 조사=국회 정무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2일 여당 지도부와의 비공개 간담회 자리에서 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한 현안 보고를 통해 금감원의 CFD와 관련된 주요 증권사들에 대한 검사 방침을 보고했다.

CFD와 관련한 검사 대상에는 ▷개인 전문투자자 여건 및 규정 준수 ▷고객 주문 정보의 이용 ▷내부 임직원의 연루 여부 등이 거론된다. 이와 함께, CFD 제도 개선도 추진한다. 이는 CFD를 하는 개인 전문투자자가 2만5000명에 육박하는 등 투자자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2월 말 기준 CFD 거래 잔액은 3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2조3000억원보다 52.5% 급증한 상태다.

이번 검사의 첫 타깃은 키움증권이다. 특히 라 대표와 논란이 일고 있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연루 여부를 집중해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김 회장이 다움키움그룹의 지주사 격인 다우데이타 주식을 하한가 직전 매도하면서 사전 정보를 알고 매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김 회장이 키움증권 등기이사로 등록돼 있는 만큼, 금감원은 검사 과정에서 임직원의 CFD 거래 관련 연루 여부를 따져볼 방침이다.

특히 김 회장의 매도 시점도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 회장은 폭락 사태 직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140만주(3.66%)를 주당 4만3245원에 처분해 605억 원을 확보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라 대표는 키움증권이 김익래 회장의 시간외 대량 매매(블록딜) 매수 주체와 연관돼 이익을 얻었을 의혹을 거듭 제기하고 있다.

김 회장이 다우데이타 주식을 블록딜로 넘겼는데, 판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반대매매가 시작됐다는 게 라 대표의 주장이다. 업계에선 김 회장은 블록딜 과정에서 키움증권 계좌를 이용했으며, 블록딜 매수자는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사용한 외국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에 맞서 키움증권은 “매수 주체가 누군지도 모른다”며 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라덕연 “하락유도” vs 김익래 “적법매도”=물론 라 대표의 입장은 아직 일방적인 주장에 그치지만, 시장에선 김 회장을 향한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뚜렷한 기업 호재 없이 수급으로 꾸준히 주가가 오르는 상황이라면, 대주주인 김 회장도 이상 반응을 살펴보고 인지하지 않았겠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다.

이와 관련, 라 대표도 지난 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속 문제로 주가 상승이 달갑지 않은 김 회장 측이 라 대표의 매수 목적을 알고, 일부러 주가를 하락시켜 반대매매를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라 대표는 김 회장이 주식을 팔았다고 공시했지만, 실제로는 공매도 세력에게 빌려줬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까지 제기했다.

그러자 같은날 키움증권은 라 대표를 명예훼손죄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김 회장은 고소장에서 “해당 주식 매도는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됐다”며 “주가조작 세력과 연계된 사실은 전혀 없고 피고소인 라덕연도 어떠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라 대표도 김 회장을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달 안에 “자본시장법상 시장 교란 혐의로 김 회장을 민형사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라덕연, 주가조작 수법 속속 드러나=라 대표도 주가조작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최근 관련 수법들이 속속 지목되고 있다.그는 그간 투자자 동의없이 신용매매를 한 점 등은 잘못했지만 주가를 조작한 혐의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지만 이와 상반된 정황들이다.

SBS가 입수한 녹취본에 따르면, 라 대표는 2021년 9월 열린 비공개 투자설명회에서 “(불법성이 입증되려면)누군가 한사람이 지휘를 했다고 나와야되는데 제가 지휘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제가 그렇게 다 세팅을 해놨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의 감시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제가 실질적으로는 제 고객들한테 주식을 사게끔 만들었지만 이걸 증명해낼 방법 자체가 없다”고 했다. 또 “한 자리에서 매매를 하지 않는다”, “부산에 있는 분은 부산으로 직원을 보내고, 일산에 계시면 휴대폰을 들고 일산까지 간다”는 등 IP추적 등 법의 감시를 피할 수 있다는 구체적인 주가조작 수법도 소개했다.

또 다단계 구조로 자금을 세탁한 정황도 드러나고 있다. 라 대표는 투자 수수료 세탁 청구로 서울 강남의 유명 헬스장과 병원을 이용했다고 인정한 상태다. 한편, 라 대표는 최근 SG증권에서 쏟아져 나온 매물로 8개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맞은 사태와 관련해 작전 세력을 주도한 것으로 지목되면서 시세조종 혐의로 검찰에 입건된 상태다.

유혜림 기자

fores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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