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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잡히지 않는 근원물가, 원달러 환율에 수입물가도 비상
통계청, 2일 4월 소비자물가동향 발표
석유류 가격에 기댄 물가상승폭 축소
근원물가 지표 2종 모두 총 물가 상회
기조적 물가 상승세는 둔화 속도 더뎌
여기에 환율 상승으로 수입물가 비상
장바구니 물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대형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 매출이 증가세를 보이는 1일 서울의 한 이마트에 자체브랜드인 노브랜드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가격 변동성이 큰 석유류와 농식품을 제외한 근원물가와 수입물가 중심으로 불안감이 여전하다. 석유류 가격 하락에 기댄 상승폭 조정이기 때문에 외식을 포함한 개인서비스 등의 기조적 고물가 현상은 꺾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다시 슬금슬금 오르면서 수입 품목 중심으로 가격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생겼다.

2일 통계청 ‘2023년 4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6% 올랐다. 전월 4.8% 상승보다는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4%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4.0%를 기록했다.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동월비(3.7%)보다 근원물가 수준이 높다.

근원물가 상승폭이 소비자물가 전체지수 보다 높은 현상은 지난 3월부터 시작됐다. 2020년 6월 이후 34개월 만에 처음이다. 3월에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만 높았는데, 이번엔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도 전체지수를 상회했다. 기조적 물가 상승폭 감소세가 비교적 거세지 않다는 의미다.

물가 하락세가 석유류 가격 조정에 기댔기 때문이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6.4% 내리며 석 달째 하락했다. 2020년 5월(-18.7%) 이후 35개월 만에 가장 큰 폭 하락이다. 석유류 전체 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여도는 지난 2월(-0.05%포인트)부터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지난달 기여도는 -0.90%포인트로 3월(-0.76%포인트)보다도 감소 폭이 더 컸다.

반면, 개인서비스 물가는 그동안 누적된 원가부담 요인이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급등하고 있다. 4월 외식 물가는 7.6% 올라 전월(7.4%)보다 상승 폭이 커졌다. 외식외 개인서비스도 5.0% 올랐다. 2003년 11월(5.0%) 이후 19년5개월 만에 최고치다. 이에 개인서비스 물가 상승률 기여도는 1.88%포인트에 달했다. 전체 물가 중 절반 가량을 개인서비스가 끌어올린 셈이다.

상품 중 가공식품 물가도 7.9%를 기록했다. 전월(9.1%)보다는 상승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기여도는 0.7%포인트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 총지수 측면에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농산물, 석유류, 식료품, 에너지 같은 계절적 요인과 일시적 충격에 의해 변동이 큰 품목을 제외한 근원물가 기준으로는 아직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수입물가 오름세도 심상치 않다. 특히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원화가치가 폭락한 점이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환율 오름세가 수입물가도 점차 끌어올릴 수 있다. 김 심의관은 “전기·가스요금 인상 시기와 국제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 추이, 환율 등 여러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138.86으로 2월(137.82)보다 0.8% 상승했다. 2월(1.9%)에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으로 최근 강(强)달러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수입물가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th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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