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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적금의 부활’...MZ세대 겨냥 상품 러시
금리 인하로 정기예금 인기 시들
경기침체 대비 목돈마련 수요 급증
카뱅 ‘최애적금’ 40만명 사전신청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외면받았던 은행권의 적금이 살아나고 있다. 경기 침체를 대비해 목돈 마련을 시작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도 적금의 주 수요층인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예금 인기 떨어지는데 ‘적금’은 부활, 왜?=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25일 기준 정기예·적금 잔액은 842조3200억원으로, 전달(842조4300억원)과 비교해 약 1000억원가량 감소했다. 특이한 건 정기예금 잔액(804조3600억원)이 9700억원 감소할 동안, 정기적금 잔액(37조9500억원)은 오히려 8637억원 늘어났다는 점이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으로 시중의 뭉칫돈이 몰리던 것과 정반대다.

5대 시중은행에서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약 133조원의 정기예금 잔액이 불어났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정기적금 잔액은 2300억원가량 감소하며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전은 최근 나타났다. 올 초부터 채권시장이 안정되며 한때 5%를 넘나들었던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주저앉았다. 게다가 연내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퍼지며, 채권·주식 등 대안 투자처로 자금 유출이 시작됐다.

다만 정기예금 수요가 정기적금으로 이동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상품의 주 수요층이 달라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정기예금 잔액 중 10억원 초과 계좌의 비중은 약 64%로 과반이 넘는다. 계좌당 평균 잔액은 약 2700만원이다. 목돈을 다루는 개인 자산가나 법인예금의 비중이 높다는 얘기다. 반면, 적금은 청년층의 수요가 많다. 계좌당 평균 잔액은 약 250만원에 불과하다.

▶ ‘플렉스(FLEX)’ 멈추고 적금 찾는 청년들=이런 현상은 경기둔화 우려에 따라 자금을 비축하려는 수요가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로 자산을 축적하려는 청년층의 수요가 많은 적금의 특성상, 미래를 대비해 목돈을 마련하고자 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가계저축 관련 심리지수는 모두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 현재 가계저축 소비자동향지수(CSI)는 92로 전월(89)에 비해 3포인트 상승하는 등 올 들어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6개월 전과 비교해 현재의 저축 성향이 더 강해졌다. 여기에 6개월 후 미래의 저축 성향을 예측한 가계저축 전망지수도 95로 지난 1월(91)에 비해 4포인트 올랐다.

금리 인하 전망이 우세해진 점도 적금 수요에 영향을 끼친 원인으로 꼽힌다. 수신금리 인하세가 계속되자, 금리 상승을 기다리던 수요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은행도 늘어나는 적금 수요에 대비하고 나섰다. 최근 은행은 6개월 미만의 초단기 적금 등 주 고객층인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한 상품 출시를 지속하고 있다. 10대부터 30대까지 청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신한은행의 ‘청년 저축왕 적금’은 출시 한 달여 만에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다. 금융상품에 아이돌 문화를 엮은 카카오뱅크 ‘최애적금’은 사전신청에만 약 40만명의 고객이 몰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적금은 자금 조달 역할을 수행하는 정기예금과 같은 실질적 이익은 크지 않지만, 미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놓칠 수 없는 상품”이라며 “청년층을 중심으로 적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수요에 걸맞는 상품 개발을 위한 노력이 계속될 전망”이라고 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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