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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화 가치, 이달 달러 대비 2.7%↓…주요 26개국 중 하락률 3위
경상수지 악화·배당 집중 등 원인…외환당국 "시장 주시 중"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이달 들어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전월보다 2.7% 절하되면서 주요 26개국 통화 중 세 번째로 많이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1년 넘게 지속되는 무역적자와 4월 배당에 따른 해외 송금 등이 배경으로 꼽히는 가운데 외환당국은 시장 상황을 주시하며 외환 수급 대책을 준비 중이다.

30일 외환시장과 금융정보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달러당 1337.7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말(1301.9원)과 비교해 2.7% 절하됐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달러 지수를 산출할 때 활용하는 주요 교역국 26개국 가운데 달러 대비 세 번째로 큰 하락 폭이다.

같은 기간 아르헨티나 페소(-6.1%)와 러시아 루블(-2.8%)만 원화보다 더 크게 하락했다. 고물가·고금리를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를 제외하면 원화의 하락 폭이 두드러진 셈이다.

일본(-2.5%)과 중국(-0.6%), 대만(-0.7%)도 절하됐지만 원화보다 하락 폭은 작았다.유로(1.6%), 영국(1.9%), 인도(0.5%) 등은 가치가 상승했다. 이 기간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스위스 프랑, 캐나다 달러, 스웨덴 크로나 등 주요 6개국 통화에 대한 미국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는 0.9%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졌는데도 원화 가치가 더 하락한 것이다.

최근 원화 가치 하락이 두드러진 배경에는 무역수지 악화가 꼽힌다. 수출이 수입보다 적어 무역수지는 작년 3월부터 지난달까지 13개월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달 20일까지 무역적자가 41억달러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무역적자는 14개월째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무역수지 악화에 올해 경상수지마저 1∼2월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쉽게 말해 국내로 들어오는 달러보다 나가는 달러가 더 많다는 의미다. 배당에 따른 해외 송금의 증가도 원인으로 꼽힌다. 12월 결산법인이 많은 국내 특성상 배당이 4월에 집중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가 해외로 보내는 달러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배당 집중에 임금과 이자, 배당의 유출입을 보여주는 본원소득수지는 통상 4월에 적자를 기록한다. 달러 매도 요인보다 매수 요인이 더 많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26일 5개월 만에 장중 1340원대로 올라섰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면서, 수급 안정을 위한 외환당국의 대책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달 중순 당국은 국민연금과 350억달러 한도의 외환스와프를 신규로 설정했다. 달러 매수의 큰손인 국민연금의 달러 수요를 스와프 형식으로 흡수해 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막자는 의도다. 국민연금은 거래 금융기관에 정부를 추가해 정부와 직접 외환스와프 거래를 할 수 있는 길도 터놓은 상황이다.

이에 더해 주요 수급 주체 등에 대응한 대책이 나올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해 정부는 조선사의 선물환 매도를 돕는 정책 등을 내놓은 바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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