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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계빚 ‘빨간불'…한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80%로 줄여야" 경고

서울의 한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안내문. [연합]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우리나라의 지나치게 높은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작용해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8일 'BOK 이슈노트-가계신용 누증 리스크 분석 및 정책적 시사점'에서 "우리나라와 같이 가계신용비율이 이미 100%를 초과한 상황에서는 가계부채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효과가 더욱 클 가능성이 있다"며 "가계신용비율이 80%에 근접할 수 있도록 가계부채를 줄여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한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빠르게 늘어나며 경제주체들의 소득 및 경제 여건에 비해 과도한 수준으로 쌓였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비율은 105.1%에 달한다.

주요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가계부채 수준은 우리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 대두됐다. 향후 금융과 경제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대내외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또 높은 가계신용은 소비를 제약해 중장기 성장 흐름을 약화시키고, 위기 발생 가능성을 키워 경제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과다 채무로 인한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는 가계의 실질 가처분소득을 감소시켜 민간소비를 위축시키고, 많은 부채를 보유한 가계는 자산가격 하락, 신용 공급 축소 등의 부정적 충격에 취약해져 중장기 성장을 약화시키고 경기 회복을 어렵게 만든다.

가계부채가 자산가격과 함께 늘어날 경우에는 비싼 담보자산을 가진 고소득층이 레버리지를 활용해 순자산을 늘려 소득 수준별 경제 격차가 심해질 수 있다.

반대로 가계대출이 급증한 상황에서 자산가격이 급격하게 하락하거나 신용이 위축되면 가계대출이 빠르게 부실화되면서 금융·경제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또한 가계신용이 늘어난 가운데 주택가격이 급등할 경우 경기 침체에 따른 GDP 성장률 감소폭은 주식 버블 발생 때보다 더 크고 침체 지속 기간도 길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도근 한은 통화신용연구팀 차장은 "가계부채 누증은 중장기 시계에 걸쳐 성장의 하방 요인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경기 침체 발생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특히 GDP 대비 가계신용비율이 80%를 상회할 경우 중장기 뿐만 아니라 단기 시계에서도 성장세가 둔화되고 경기 침체 발생 확률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이에 가계신용비율을 줄여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가계부채의 급속한 디레버리징은 금융 불안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디레버리징은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권 차장은 "지속가능하고 안정적인 거시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취약 요인인 가계부채의 디레버리징이 중장기에 걸쳐 지속적으로 이뤄지도록 하는 적절한 정책 조합을 일관성 있게 유지함으로써 실물경제에 큰 충격 없이 금융불균형을 완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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