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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환대출 블랙홀된 카카오뱅크
신규 신용대출 평균금리 5.11%
5대銀 포함 1금융권서 가장 낮아
실적·건전성 악화 우려도 제기

카카오뱅크가 1금융권에서 가장 낮은 대출금리 수준을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한 금리 인하 정책을 본격화하며, 기존 시중은행의 대환대출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이에 굳건한 5대 은행 과점 체제를 흔들 ‘메기’로서 영향력이 발휘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동시에 과도한 영업에 따른 실적 및 건전성 악화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3월 중 새로 취급한 신용대출의 평균금리는 5.11%로 5대 시중은행(5.57~6.00%)를 포함한 1금융권 전체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고신용자(신용점수 900~1000점) 대상 대출에 대해서 유일하게 4%대 금리를 제공하는 등 차별적인 금리가 눈에 띄었다.

여기에 5대 은행의 대출금리가 소폭의 등락을 나타내는 가운데서도, 꾸준히 대출금리 하향세를 유지했다. 카카오뱅크의 3월 중 신용대출 평균금리(5.11%)는 지난해 말(9.06%)과 비교해 3개월 만에 약 3.9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같은 기간 5대 은행의 평균 하락폭(0.81%포인트)보다 5배가량 빠른 속도다.

주택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카카오뱅크가 취급한 주담대(분할상환방식)의 평균금리는 4.04%로 5대 은행(4.48~5.23%)을 포함한 국내은행에서 가장 낮았다. 신용점수별 금리 또한 고신용자와 저신용자를 막론하고 전 구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은 카카오뱅크가 최근 전체 가계대출 상품의 금리 인하를 본격화하며 여신 고객 확장에 나선 영향이다. 카카오뱅크는 올 들어 신용대출 금리 하향은 물론 전월세보증금 대출 특판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최저 3.57%의 주담대 특판을 출시하는 등 담보대출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고객 확보와 함께 건전성 문제를 극복하는 방안 중 하나로 안정성이 높은 담보대출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전략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올 1분기에만 약 1조4000억원 규모의 주담대를 실행하며, 지난해 동기(470억원) 대비 30배 이상 급증한 실적을 기록했다. 무엇보다 전체 신규 고객 중 대환대출 고객의 비중은 57%로 지난 12월 말(25%)에 비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카카오뱅크가 굳건했던 5대 은행의 체제를 흔드는 ‘메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실제 3월 약정금액 기준으로 대환 고객 80%가 1금융권 고객인 것으로 알려지며, 기존 은행들의 고객을 흡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 규모는 약 39조원으로 광주·전북은행 등 일부 지방은행을 뛰어넘은 상태다.

하지만 무리한 저금리 영업으로 인한 실적악화 및 건전성 관리 우려는 따라오는 숙제다.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이자수익 대비 이자비용 비중은 약 30%로 2021년 4분기(20%)와 비교해 10%포인트가량 증가했다. 연체율도 지난해 1년 새 0.22%에서 0.49%로 두 배 이상 급증한 상황이다. 심지어 중저신용자 대출 규제 또한 여전한 탓에 여신 잔액을 늘릴수록 위험도가 높은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액 또한 확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이에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부터 대출금리 인하를 본격화하면서도, 적정한 이익을 담보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금리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대손충당금 확보와 함께 담보대출 비율을 늘리는 등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에 주력하는 동시에, 중저신용자 대출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약 824억원으로, 전분기(606억원)와 비교해 3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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