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간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28일(현지시간) 재개장하는 미국 뉴욕 티파니 매장 내외부 [티파니앤코 제공]

“우리가 만들어내려는 건 ‘꿈(dream)’입니다.”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그룹 회장)

1961년 개봉한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검은 드레스 차림에 커다란 선글라스를 쓴 오드리 헵번이 매장 쇼윈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커피와 크루아상을 먹는다. 그의 부러운 시선 끝에 닿은 티파니 매장은 반세기가 넘은 지금, 미국 뉴욕 명품거리 5번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됐다. 1940년에 문을 연 이곳 매장이 4년간의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치고 28일(현지시간)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명품·유통업계의 관심이 바로 이 매장에 쏠리고 있다. 27일 열리는 재개장행사에는 티파니를 소유한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과 티파니앤코 부사장인 그의 아들 알렉상드르 아르노가 함께할 예정이다. 티파니앤코 앰버서더인 방탄소년단(BTS) 지민도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했다.

국내 백화점업계 최고경영자(CEO)인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와 손영식 신세계백화점 대표도 총출동한다. 김상현 롯데쇼핑 총괄대표 부회장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아르노 회장이 방한했을 당시 국내 백화점업계 CEO들을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왼쪽) 회장과 티파니앤코 부사장인 그의 아들 알렉상드르 아르노(왼쪽사진). 미국 뉴욕 티파니 매장 재개장 행사에 참석하는 티파니앤코 앰버서더 방탄소년단(BTS) 지민 [게티이미지코리아·티파니앤코 제공]

LVMH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인해 리모델링 공사 진행 중에 매물로 나온 티파니앤코를 2021년 총 158억달러(약 17조원)에 사들였다. 인수는 LVMH가 진행한 최대 금액의 거래였다. 이후 아르노 회장의 셋째아들인 알렉상드르 아르노가 부사장으로 합류해 리모델링에 깊게 관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LVMH가 티파니앤코 인수에 ‘진심’을 드러낸 이유는 간단하다. 본점 격인 뉴욕에 있는 티파니 매장에서만 연간 2억달러(약 27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는데, 재개장 이후에는 이 규모가 최소 2배 증가할 것으로 자체 분석됐기 때문이다. 앤서니 르드뤼 티파니앤코 CEO는 최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분명 우리는 더 높은 실적을 꿈꾸고 있다”며 “그 정도의 효과를 바라지 않으면 이 정도의 투자를 하진 않는다”고 했다.

1837년 창업자인 찰스 루이스 티파니가 설립한 티파니앤코는 애초 문구제품을 판매하는 업체였다. 그런데 당시 사회·경제적으로 급부상하던 중·상류층을 대상으로 유럽의 화려한 장신구를 수입해 판매했고, 반응이 뜨겁자 직접 장신구 제작을 시작하기 시작했다. 287캐럿의 다이아몬드를 128.54캐럿으로 커팅해 이름 붙인 ‘티파니 다이아몬드’를 시작으로 획기적인 매출을 올리면서 티파니앤코는 명품회사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뉴욕 티파니 매장이 있는 건물 상부는 유리로 된 전시공간이 새로 증축됐다. 다만 80년의 세월의 더께가 묻은 석회암 외벽은 그대로 보존됐다. 1940년대 당시 매장을 꾸몄던 것처럼 1층은 넓은 공간으로 만들되, 내벽에는 큰 채광창이 가득 채워졌다. 10층 공간에는 극소수만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VIP공간이 구성됐다.

이번 리뉴얼을 기점으로 뉴욕에 위치한 티파니 매장 이름은 종전의 ‘플래그십’에서 ‘랜드마크’로도 변경된다. 르드뤼 CEO는 이 매장을 두고 “브랜드의 등대”라고 표현, 다시 한번 의미를 강조했다.

이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