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부산 남구 부산항 감만 부두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성연진·김현경 기자] 올 1분기 우리 경제가 전기 대비 0.3% 성장했다. 작년 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기저효과로 풀이된다. 실제 올 1분기 성장에 대해 기여한 것은 민간소비를 제외하곤 사실상 없었다. 그마저도 직전 분기 마이너스 폭을 감안하면, ‘제로 성장’과 다름 없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3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계절조정)은 전기 대비 0.3% 성장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은 -0.4%였다.

GDP에 대한 지출은 설비투자를 제외하고 모두 전기 대비 증가했다. 그러나 전기 마이너스 폭을 감안하면 성적은 좋지 않다. 지출항목별로 살펴보면, 수출은 자동차 등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3.8% 증가했고, 수입도 화학제품 등이 늘며 3.5% 증가했다. 그러나 전분기 수출이 5.8%나 줄고 수입 역시 4.6% 감소했던 것을 감안하면, 여전히 작년 3분기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민간소비는 서비스(오락문화, 음식숙박 등) 소비를 중심으로 0.5%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소비(0.1%), 건설투자(0.2%)도 소폭 증가에 그쳤고,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줄면서 4%나 급감했다.

경제활동별로 보면 제조업은 운송장비, 1차 금속 등이 늘며 2.6% 늘었으나, 서비스업은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 운수업이 줄며 0.2% 감소했다.

GDP에 대한 성장기여도(계절조정계열)을 살펴보면, 민간소비(0.3%포인트)를 제외하곤 성장에 기여가 없거나 끌어내렸다. 정부소비와 건설투자는 성장기여도가 0%포인트였고, 지출이 가장 크게 감소한 설비투자는 -0.4%포인트를 보였다.

순수출도 직전분기(-0.5%포인트)에 이어 1분기(-0.1%포인트)도 성장에 마이너스가 됐다. 수출에 기대서 성장하던 한국 경제의 위기를 그대로 나타낸 것이다.

민간의 기여도는 0.4%로 마이너스로 돌아선 정부(-0.2%포인트)보다는 성장에 보탬이 됐다. 하지만 직전 분기 민간 기여도가 -1.3%포인트였던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 이후 경제 활력을 불어넣던 민간의 소비 활력 효과는 사라진 셈이다.

한편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는 전분기보다 0.8%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