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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5000원 더 비싼데” ‘디젤 입은 원소주’ 사시겠습니까? [푸드360]
디젤X원소주 팝업 스토어 가보니…
12일 '원소주X디젤 콜라보레이션 팝업'이 진행된 서울시 한남동 디젤 매장. 2층에서 원소주 칵테일 바가 운영되고 있다.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이것은 빨간 소주인가, 패션의 빨간 맛인가. 서울 한남동 디젤 매장이 원소주로 물들었다. 원스피리츠는 1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원소주X디젤 컬래버레이션 팝업 스토어’에서 한정판 원소주 스피리츠를 1만명 판매한다.

디젤X원소주, 5000원 더 비싼 이유는?

원소주는 이번 팝업스토어에서 한정판 ‘디젤 원소주(스피릿)’ 1만병을 1만7900원에 판매할 예정이다. 해당 제품은 기존 ‘원소주 스피릿(1만2900원)’과 동일한 375㎖, 알콜도수 24%의 제품이지만 가격은 5000원 더 비싸다. 쌀 100% 증류식 소주인 원소주 스피릿은 출시 당시에도 희석식 소주 대비 비싼 가격이 주목받기도 했다. 다만 이번 팝업 행사 기간에 제품을 구입할 경우 ‘디젤’과 협업한 한정판이라는 특징과 더불어 현장에서 ‘원소주 스피릿’이 들어간 칵테일 한 잔을 맛볼 수 있다.

디젤은 1978년 렌조 로소가 설립한 데님 전문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로 디젤의 브랜드 컬러인 빨강을 원소주 제품에 전면으로 씌운 것은 처음이다. 가로수길, 더현대서울 등 핫플레이스에서 진행한 ‘장소’ 중심 홍보에서 이제는 ‘패션’을 매개로 전통주 마케팅을 펼치는 등 MZ세대 겨냥 마케팅 전략이 진화하고 있다.

12일 '원소주X디젤 콜라보레이션 팝업'이 진행된 서울시 한남동 디젤 매장. 1층 매장의 한 벽에 디젤X원소주 한정판 제품들이 전시돼 있다. 김희량 기자

11일 서울 한남동 디젤 매장에서는 빨간 옷을 입는 원소주 스피리츠 제품이 동서남북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었다. 의류 매장 전체는 디젤 제품들과 빨간 병에 담긴 원소주로 꾸며져 있었다. 매장을 돌아보는 순간순간마다 자연스럽게 벽쪽에 배치된 원소주가 눈에 띄었다.

2층 공간에는 원소주를 섞은 칵테일을 맛볼 수 있는 ‘원더바(wonder bar)’가 구성됐다. 팝업 오픈 후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원소주 제품 구입자에 한해 현장에서 맛볼 수 있는 ‘원더 칵테일’을 제공한다. 원소주는 힙한 패션 브랜드를 찾는 MZ세대가 자연스럽게 원소주를 만나고 유사한 브랜드 메시지를 통해 ‘힙한 전통주’라는 인식을 심어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12일 '원소주X디젤 콜라보레이션 팝업'이 진행된 서울시 한남동 디젤 매장의 모습. 김희량 기자

원소주 측은 “이번 컬래버레이션은 원스피리츠가 추구하는 ‘미래를 WON하여’라는 슬로건의 의미가 디젤이 추구하는 ‘성공적인 삶을 위하여(For Successful Living)’이라는 가치와 맞닿아 있어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오비맥주가 이달 1월부터 9일까지 진행했던 서울 성수동 ‘카스화이트·번개장터’ 협업 전시회 내부 모습. [오비맥주 제공]
패션 입은 원소주…MZ 일상 다가가 ‘친숙도’ 높여

패션 브랜드는 자신만의 철학이나 개성을 드러내는 도구로도 활용돼 MZ세대들이 소비하는 주요 품목 중 하나다. 이런 점에 착한해 최근 주류업계에서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수단으로 패션업계와의 협업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오비맥주는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패션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와 협업해 MZ세대들에게 인기 있는 한정판 스니커즈 브랜드를 맥주 ‘카스 화이트’와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전시회를 구성했다. 현장에서는 ‘조던1X디올’, ‘나이키X티파니 앤 코’ 시리즈 등 10족을 전시해 패션을 좋아하는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카스 화이트 제품에 노출되도록 유도했다.

비건 오트 음료 ‘어메이징 오트’에서 제공되는 무료 디지털 굿즈 배경화면 모습. [매일유업 제공]

장소 넘어 업계 넘나드는 협업…‘디지털 굿즈’까지

식품업계는 통상 시식 등 ‘맛 보는 경험’을 통해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지만 최근 주류업계의 마케팅 방식은 MZ세대가 친숙한 일상 속에 스며드는 방식을 통해 브랜드 친숙도 자체를 높이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제품 관련 굿즈 방식을 증정했던 과거 방식과 다르게 ‘디지털 굿즈’를 배포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매일유업은 최근 비건 오트 음료 ‘어메이징 오트’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일러스트 작가의 그림이 들어간 배경화면을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해당 배경화면은 PC, 모바일, 스마트워치 등 다양한 디지털 기기에 적용 가능하다. 마시지 않아도 일상에서 브랜드와 가까워질 수 있는 매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맛보다 유행을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전략에 대해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류도 사실 식품이기 때문에 맛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트렌드에 치중한 홍보에 업계들이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언급했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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