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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기·금융에 부담...한은 기준금리 연속 동결
‘최종 금리 3.5%’ 기대 굳어질듯
5월 한미 금리차 1.75%p 눈앞
올 1.6% 성장 전망 하향 예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

높아진 경기 하방 우려에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또다시 동결했다. 지난 2월에 이은 두 차례 연속 동결로, 한은이 물가 안정을 위해 2021년 8월 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이후 연이은 동결은 처음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3.50%로 동결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4%대로 내려앉은 데다가 수출감소와 소비 위축에 따른 경기 하방 우려,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 등으로 얼어붙은 금융에 부담을 줄 이유가 없다는 이유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관련기사 3·4·31면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준금리 동결 결정과 관련해 “인플레이션(물가상승) 둔화 속도, 금융안정 상황 및 여타 불확실성 요인들의 전개 상황을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동시에 커진 성장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국내 경제는 소비가 지난해 4분기 부진에서 다소 회복되는 모습을 나타냈지만, 수출이 IT 경기 부진 심화로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가면서 성장세 둔화가 지속됐다”면서 “올 성장률은 지난 2월 전망치(1.6%)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망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 하향을 예고한 셈이다. 실제 시장에선 이같은 경기 하강 우려로, 한은의 긴축 사이클이 종료된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분기 대비)은 수출 부진 등에 이미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0.4%)로 돌아섰고, 올해 1분기까지 역성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2월 경상수지는 11년 만에 두 달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1%대 성장률은 마이너스 성장했던 2020년(-0.7%),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9년(0.8%)을 제외하면 2000년대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한은의 연속 동결 결정으로 미국(4.75~5.00%)과의 금리 격차는 1.50%포인트로 유지됐다. 하지만 미국이 5월 정책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결정하게 되면, 이 차는 1.75%포인트로 벌어지며 역대 최대폭의 새 기록을 쓰게 된다.

한미금리차 확대는 달러 대비 원화 가치 하락을 일으키고, 외국인 자금이 한국에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가 오르고 교역조건이 악화되는 등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 통화정책 시 미국과의 금리차를 염두에 두는 이유다.

다만 시장에선 미국이 정책금리를 더 올리더라도, 실리콘밸리은행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유동성 위기로 고조된 금융 불안을 고려해 강한 긴축 메시지는 덜어낼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도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미 달러화는 3월 초까지 강세를 나타내다가 금융불안 영향으로 미 연준의 긴축 기대가 약화되면서 약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나친 비둘기(통화완화 선호)적 해석에 대해선 경계했다. 이창용 총재는 “앞으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긴축 기조를 상당기간 이어가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 성장의 하방위험과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 그간의 금리인상 파급효과,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 이라고 밝혔다. 성연진·김현경 기자

yjsu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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