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2월 반도체 생산 17.1%↓...14년 2개월만에 최대폭 감소
전산업 생산·소비·투자는
14개월만에 트리플 상승

한국 경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반도체 생산이 2월에 17% 이상(전월 대비) 급감하며 2008년 12월 이후 14년여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부진에 따른 수요 위축으로 반도체 생산이 직격탄을 맞았다. ▶관련기사 3·4면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2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2월 반도체 생산은 전월보다 17.1%, 작년 같은 달에 비해 무려 41.8% 급감했다. 반도체 생산의 전월 대비 감소폭은 2008년 12월(-18.1%) 이후 14년2개월 만에 최대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메모리반도체업황이 좋지 않고 최근 시스템반도체시장까지 악화하면서 감소폭이 컸다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반도체 생산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서도 2월 생산과 소비, 투자는 1년2개월 만에 ‘트리플 증가’를 기록하며 반등세를 보였다. 2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09.4(2020년=100)로, 전월보다 0.3% 늘었다. 전산업 생산은 작년 10월(-1.1%)과 11월(-0.5%) 감소한 뒤 12월(0.1%), 올해 1월(0.1%), 2월(0.3%)에 걸쳐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광공업 생산은 반도체 부문의 부진으로 제조업 생산이 3.1% 줄고, 전기·가스업 생산도 8.0% 줄면서 3.2% 감소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운수·창고(5.4%), 숙박·음식(8.0%)을 중심으로 0.7% 늘었다. 양호한 날씨, 코로나19 유행 둔화 등으로 외부 활동이 늘면서 대면업종이 호조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8.4(2020년=100)로, 5.3% 늘었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6.4%)와 승용차 등 내구재(4.6%), 의복 등 준내구재(3.5%) 모두 판매가 늘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작년 11월(-2.3%), 12월(-0.2%), 올해 1월(-1.1%)에 걸쳐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2월 큰 폭으로 상승했다. 기저효과와 대규모 할인 행사, 전기차 보조금 재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전월 대비 0.2% 증가했다. 건설기성도 건축과 토목 공사 실적이 늘면서 6.0% 증가했다. 전산업 생산과 소매판매액지수, 설비투자가 모두 증가한 것은 2021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과 소비, 투자가 늘고 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 전환했지만, 작년 하반기 이후 하락 흐름이 큰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소비가 증가하는 등 긍정적인 요인이 있지만 한국 경제 흐름을 좌우하는 반도체 부문이 호전될 기미가 나타나지 않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4포인트 올랐다. 작년 9월부터 5개월 연속 하락하다가 반년 만에 상승 전환했지만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5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렸다. 작년 7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하거나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2월 상황은 좋지만 향후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기재부는 2월 산업활동동향에 대해 “1월 부진했던 소비는 일시적 애로요인이 해소되고 대면활동이 확대되면서 서비스와 재화 소비 모두 개선됐으나 반도체 중심의 광공업 부진이 전산업 생산 회복을 제약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태형 기자

th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