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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 대환금리 소문에 차주들 국민銀 간다
‘KB국민희망대출’ 관심 집중
저축銀 신용대출금리 13~19%
2금융권 대출잔액 타격 우려
‘KB국민희망대출’이 출시된 27일 오후 KB국민은행 여의도 본점 창구에서 시민들이 상담을 받고 있다. [연합]

“소득금액 증명원과 신분증, 부채 잔액 증명서 들고 국민은행에 가는 중”, “저축은행 대출,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면 소원이 없겠다”

카드사·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대출을 1금융으로 대환하는 ‘KB국민희망대출’이 등장하자 취약 차주들이 국민은행에 몰려가고 있다. 2금융권 대출금리가 법정최고금리인 20%에 육박할 만큼 크게 올랐던 지난해 말, 이자 부담이 높아진 이들이 많아져서다. 카드사와 저축은행 업계는 부실 채권만 남을까봐 우려하는 분위기다.

▶“저축은행 대출, 국민은행으로 갈아타면 소원이 없겠다”=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전날부터 2금융권에서 받은 신용대출을 1금융으로 대환해주는 ‘KB국민희망대출’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창구에 문의가 많은 상황”이라며 “정확한 집계를 위해선 일주일 정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KB국민희망대출은 국민은행이 ‘상생금융’을 위해 5000억원 한도로 준비한 상품이다. 최근 금융권에선 당국을 중심으로 금리를 낮추는 등 은행의 이익을 고객에게 나눠주는 식의 사회공헌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국민은행은 기존에 은행 대출이 어려웠던 저신용 차주들을 위해 은행권 진입을 가능토록 하는 2금융 대환대출 상품을 선보였다.

주목할 점은 금리다. 어떤 2금융권 대출(현금서비스 제외)이든지 최대 9.99%의 금리로 1억원까지 갈아탈 수 있다. 2022년 12월 31일 이전에 실행된 대출에 한해 가능하며, 재직기간 1년(전 직장 재직기간 포함), 연소득 2400만원 이상의 근로소득자에 한해 대환을 심사한다.

해당 상품은 2금융권 차주들에게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6개 카드사(비씨카드·삼성카드·신한카드·우리카드·하나카드·KB국민카드)의 신용대출 평균금리 밴드는 13.1~16.84%에 해당한다. 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금리 밴드가 13.78~19.81%까지 뛴다. 지난 연말 대비 대출금리가 소폭 내려앉은 걸 감안하면 최소, 최대 금리 인하 효과가 각각 3.1%포인트, 9.81%포인트를 초과하는 셈이다.

2금융권 차주들 사이에선 대출을 갈아타고 싶어 “국민은행 ‘오픈런(매장이 열자마자 뛰어가 구매하는 것)’했다”는 반응까지 포착된다. 한 차주는 “소득금액 증명원과 신분증, 부채 잔액 증명서 들고 국민은행에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카드사·저축銀 “조달비용 높아 금리인사 쉽지 않아” 울상=하지만, 카드사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선 대출잔액 타격을 걱정하는 모습이다. 이자 부담 경감을 위해 많은 차주들이 국민은행에 몰려가고 있을 뿐 아니라 은행보다 조달비용이 높아 대출금리를 인하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대환상품 금리가 10% 미만이라 (카드사 측에) 상당히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조달금리가 여전히 4~5%인 상황에서 대출금리를 섣불리 인하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우량 차주들은 1금융권으로 빠져나가고 2금융권에는 부실채권만 남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KB국민희망대출을 문의한 이들 중에선 다중채무자 및 저신용자라는 이유로 대환에 실패한 사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은 해당 상품이 다중채무자와 저신용자도 대출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내부 신용평가 기준으로 신용이 너무 좋지 못해 거절당하는 이들이 다수인 것이다. 결국 부실채권은 2금융권에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 홍승희 기자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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