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플라자의 중식당 도원의 맡김차림 ‘양장따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직장인 박수연(34) 씨는 최근 하루에도 몇 차례씩 호텔 식당에 예약 문의 전화를 하는 게 일과가 됐다. 봄을 맞아 친구들과의 모임 장소를 잡기 위해서다. 하지만 원하는 식당은 주중이고 주말이고 예약이 모두 찬 경우가 많아 진땀을 빼고 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소비 양극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극단적으로 소비를 줄이는 ‘무지출 챌린지’가 번지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선 한 끼에 수십만원이 넘는 식당이 몇 달째 예약이 꽉 차고 있다.
여기에 점심을 간단하게 먹더라도 저녁은 근사한 식사를 하는 ‘금쪽같은 내 한 끼’ 트렌드까지 더해졌다. ‘최상의 만족’을 위해 값비싼 요리에 선택적으로 지출을 늘리는 소비자가 점점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특히 20~30대를 중심으로 이 같은 경향이 커졌다.
더 플라자의 중식당 도원의 맡김차림 ‘양장따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
13일 한화호텔앤드리조트에 따르면 서울 중구 서울시청 근처 특급호텔인 더 플라자의 중식당 도원이 판매하는 30만원 수준의 ‘양장따츄(仰仗大厨)’ 이용객이 전년에 비해 2배 더 늘었다. 양장따츄는 ‘셰프에게 믿고 맡기다’라는 뜻으로 호텔업계 최초로 2020년 11월 출시됐다. 1일 3팀 이하로만 운영되며, 지난해 12월에는 만석을 자랑했을 정도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최근 양장따츄를 찾는 젊은 고객이 늘고 있다”라며 “한 끼를 먹더라도 만족스러운 식사를 하려는 가심비 소비 트렌드가 반영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양장따츄는 중화요리법에 서양식 플레이팅이 가미된 ‘중찬서흘(中餐西吃)’ 방식으로 제공된다. 최고급 식자재 수급을 위해 도원 수석 셰프 츄셩뤄(Chu Sheng Lo)를 비롯한 전담팀이 전국 각지를 돌며 재료를 구하고 있다. 계절·지역·특수·희귀·고급, 총 5가지 자체 기준에 맞춘 재료를 활용해 예약 당일 요리로 제공된다.
고객 만족도 조사 결과 평소 접하기 어려운 식재료와 더불어 셰프의 메뉴 설명을 듣는 등 수준 높은 음식을 대접 받았다는 평가가 다수였다고 호텔 측은 설명했다. 이는 재방문으도 이어졌다. 도원에 2회 이상 방문한 고객 비중은 25%가 넘는다.
더 플라자 관계자는 “최근 한 끼 식사가 의미 있는 경험이자 나를 위한 투자로 여겨지며 파인 다이닝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더 플라자는 올해 상반기 내 최상급 굴을 활용한 ‘오이스터 바’를 신규 오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dsu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