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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개 증권사 PF 익스포져 28조4000억 ‘리스크 여전’
82%는 자금회수 장기간 소요

증권사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 대다수가 원금 회수에 장기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도 증권사 PF 리스크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금융당국이 순자산비율(NCR) 산정 체계를 재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추가적으로 NCR이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3일 나이스신용평가(이하 나신평)에 따르면 지난 12월 이후 단기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은 진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증권사·건설사 보증 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지원 등 금융시장 안정화 정책과 PF 사업장 지원을 비롯한 부동산 시장 연착륙 정책을 함께 시행한 효과다.

이규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작년 12월부터 A1 증권사를 중심으로 조달 금리가 점차 안정화하고 기업어음 전자단기사채 발행이 증가했다”며 “올해 들어서는 A2 증권사까지 훈풍이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준공 후 자금이 회수돼야 PF 리스크가 최종적으로 사라지는 만큼 근본적 위험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준공까지 이어질 경우 최종 투자원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으나 브릿지론·비분양형 PF·공정률 20% 미만의 분양형PF 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리스크 해소에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나신평이 유효등급을 보유한 국내 증권사 25개사의 부동산 우발부채, 대출채권, 사모사채를 합한 PF 익스포져(위험노출금액)은 28조4000억원에 달한다. 이중 82%에 달하는 23조1000억원은 자금회수가 장기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 PF 익스포져 중 29%를 차지하는 브릿지론은 본PF 차환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아 자금 회수 소요기간 ‘장기’로 분류됐다. 비분양형 본PF(12%) 역시 최근 투자심리가 저하됨에 따라 장기로 분류됐다.

59%를 차지하는 분양형 본 PF는 공정률에 따라 자금회수 소요기간이 상이했다. 공정률 20% 미만인 11조4000억원은 ‘장기’로 분류됐고 20% 이상의 경우 분양현황·지역 및 물건에 따라 중장기, 중단기, 단기로 분류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증권사에 리스크 관리를 계속해서 주문하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은 지난 2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도 “부동산 PF 부실이 현실화하고 단기자금시장의 불안이 재발하는 등의 잠재위험 요인에 대비해 리스크를 면밀히 점검하라”고 강조했다.

다만, 준공까지 이어질 경우 투자 원금 회수에는 무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금 회수(엑시트·Exit) 분양률이 미달한 본 PF사업장의 총분양대금 중 66%만 유입에 성공하더라도 증권사는 원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체 분양대금은 216조원으로 해당 물량 중 66%만 분양에 성공하거나, 분양가를 66% 수준까지 낮춰 전체 분양에 성공할 경우 모두 증권사는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당국이 증권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NCR 산정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히면서 안정성 지표가 더욱 하락할 가능성은 커졌다.

나신평에 따르면 PF 사업장 자금회수가 지연되고 금융경색이 재현되는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증권사들의 재무적 여력은 충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분석 대상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은 933.1%로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순자산비율이 275.4%로 하락했다.

이강욱 나신평 금융평가 1실장은 “구체적인 기준을 지켜봐야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할 때 자금 회수 가능성이 낮은 증권사의 경우 위험 가중치가 지금보다 높아짐에 따라 NCR 비율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권제인 기자

eyr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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