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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엔 ‘돈코츠’ 일본엔 ‘야키소바’...농심·삼양식품 ‘해외전용라면’ 왜?
내수 한계돌파 해외시장 노크
삼양, 국내보다 해외비중 높아
일본의 한 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삼양식품의 ‘야키소바불닭볶음면’. [삼양식품 제공]

한국 라면업체가 만들었지만 외국에 가야만 살 수 있는 라면이 있다. 최근 일본에서 초도 물량이 완판된 ‘야키소바불닭볶음면(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해외 전용 라면은 농심, 삼양식품 등 라면업체들이 해외시장 겨냥을 위해 선보이는 현지화 제품이다.

▶해외 전용 제품 ‘선방’...업체 매출까지 증가 추세=3일 업계에 따르면 현지 입맛을 공략한 해외 전용 제품이 ‘선방’하며 해당 업체의 실적 상승을 이끄는 모양새다. 농심의 경우 미국 시장을 겨냥해 판매하고 있는 채식주의자용 ‘순라면’의 2021년과 2022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43.8%, 22.5% 성장했다. 또 다른 제품인 일본식 ‘돈코츠라면’도 2021년과 2022년 매출액이 각각 160%, 4.6% 상승했다.

‘현지화 라면’ 출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농심이 진행했던 사업이다. 농심은 2002년 중국 시장에 ‘김치라면’을 출시했다. 이어 미국에 2013년 순라면, 2019년 돈코츠라면을 잇달아 선보였다. 이외에도 해외 전용 라면을 20종 이상 보유하고 있다.

삼양식품도 이른바 ‘불닭 챌린지(Fire Noodle Challenge)’의 인기로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2016년부터 매년 타깃 지역의 입맛을 겨냥한 맛을 개발하고 있다. 현지 맞춤형으로 개발된 제품은 ▷커리불닭볶음면 ▷마라불닭볶음면 ▷콘불닭볶음면 ▷3X핵불닭볶음면 ▷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 ▷마살라불닭볶음면 ▷야키소바불닭볶음면이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중국 시장을 겨냥해 ‘불닭비빔장’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중국식 고추장인 ‘라장’을 불닭소스에 접목시켜 현지화한 것이다.

삼양식품의 경우 국내보다 해외에서 팔리는 라면의 비중이 더 높은 상황이다. 2020년 3605억원(라면 전체 6148억원·비중 58.6%)이었던 라면 품목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기준 4504억원(6505억원·69.2%)을 넘어섰다. 농심의 경우 전체 라면 매출 중 해외 매출의 비중이 2020년 31.3%(8263억원)에서 2021년 34.8%(9275억원), 지난해 3분기(누적) 35.9%(8281억원)로 높아진 상태다.

지난해 카타르월드컵 기간 중 현지 매장에 진열된 농심의 라면 제품. 해외 시장을 겨냥한 ‘신라면김치’ 라면이 보인다. [농심 제공]

▶인구감소 등 내수 한계...‘해외시장 노크’ 통했다=국내 라면업계의 대표 주자인 농심과 삼양식품은 해외시장에서 자사 점유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인구 감소 등 내수시장이 한계에 부딪히자, 소비력 있는 해외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농심과 삼양식품의 해외 라면 수출 전략은 공장 유무에서 차이가 있다. 삼양식품은 해외 공장이 없어 수출 라면 전량을 국내 공장에서 생산해 컨테이너 등을 통해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본격 가동에 들어간 2만1300평 규모의 밀양 신공장도 수출을 겨냥해 세워졌다. 국제 물류 산업의 중심인 부산 신항을 통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삼양식품은 대신 2018년 수출 전용 브랜드인 ‘삼양80G’를 개발해 동남아시장 공략에도 나서고 있다. 삼양80G 브랜드로 동남아에 수출되고 있는 라면은 현재 4가지로 ▷떡볶이 ▷불고기 ▷짜장 ▷김치 맛이 있다. 해당 제품은 한국 라면의 일반적인 중량(120g)보다 많이 먹지 않는 현지인의 특성을 반영, 한국에 비해 적은 중량(80g)으로 만들어진다. 중동 등 이슬람 국가들을 고려해 KMF 할랄 인증도 획득했다.

농심은 지난해 4월부터 미국 제2공장을 가동하며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단 농심의 해외 공장은 신라면,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주력 브랜드들의 대량 생산을 위한 공장으로 해외 전용 제품 생산량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농심은 제2공장이 신설되며 미국 내 생산능력이 크게 개선된 만큼 현지화 제품들도 적극적으로 판매를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은 최근 미국에서 비건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는 점에 착안해 2021년 ‘비건 신라면’을 출시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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