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기업공개(IPO) 시장이 양극화하고 있다. 조(兆) 단위 ‘대어’가 종적을 감추거나 상장에 도전했다 철회하는 일이 벌어지는 가운데, 중소형 공모주는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3월에는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벤처투자 부문 6개사가 코스닥 상장을 위해 출사표를 던진다. 여기에 한화그룹 계열사 사옥을 주요 자산으로 하는 한화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한화리츠)는 올해 첫 코스피 상장에 나선다.

연초부터 이어진 중소형 공모주의 흥행몰이가 이달에도 계속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바이오·신재생·벤처투자·리츠社 IPO 출격=2일 금융투자업계와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3월 중 상장을 위한 기관 수요 예측과 일반 청약을 진행하는 기업은 총 7곳이다.

가장 먼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하는 곳은 전기 공사 전문 업체 금양그린파워다. 수요예측에선 희망 공모가(6700~8000원) 최상단을 2000원 초과한 1만원에 최종 공모가를 확정했다. 총 공모액은 301억원, 상장 후 시가총액은 1212억원으로 2~3일 일반 청약을 받는다.

‘액셀러레이터(AC) 1호 상장’ 타이틀을 노리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성공 여부도 관심사다. 7~8일 수요예측을 거쳐 13~14일 일반 청약을 진행하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최대 170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약 1조1400억원에 이르는 자산을 운용 중인 LB인베스트먼트도 20~21일 일반 청약을 거쳐 3월 말 상장을 추진한다. 하이브·펄어비스 등에 투자해 1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던 LB인베스트먼트는 현재 무신사, 에이블리, 뮤직카우 등에 투자 중이다. 공모 규모는 최대 236억원이다.

바이오 기업 두 곳도 상장에 나선다. 세포 치료제 전문 기업 에스바이오메딕스와 차세대 면역 질환 치료제 개발사 지아이이노베이션은 각각 IPO로 최대 135억원, 420억원을 조달한다.

클라우드 가상화, 메타버스 오피스 전문 기업 틸론은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을 노린다. 공모 금액은 최대 180억원이다.

이밖에 한화리츠는 올 한 해 리츠 상장 흐름의 풍향계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레고랜드발(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 등 악재로 리츠들의 신규 상장 움직임이 중단된 상태였기 때문이다.

▶3월 IPO 시장, ‘따상’에 이목 집중...대어급 실종은 이어질 듯=투자자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 릴레이에 3월 상장 종목 중 몇 개가 합류할 수 있을 지에 쏠리고 있다.

‘혹한기’라 불렸던 작년 분위기와 달리 연초 IPO 시장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꿈비, 스튜디오미르, 오브젠, 미래반도체, 이노진 등 올 들어서만 총 5개 종목이 따상에 성공했다. 장중 따상까지 범위를 넓히면 삼기이브이와 샌즈랩까지 총 7개 종목이 ‘대박’을 기록했다.

올해 1~2월 상장한 종목의 공모가 대비 수익률(2월 28일 종가 기준)을 봤을 때 꿈비가 280.4%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오브젠(243.9%), 미래반도체(199.8%), 스튜디오미르(113.3%) 등도 2배 이상 올랐다. 이외에도 샌즈랩(74.2%), 삼기이브이(73.7%), 이노진(70%), 제이오(62.7%), 한주라이트메탈(34.8%), 티이엠씨(32.3%)의 수익률도 양호했다. 다만, 대어급 실종 사태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국내 1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상장사’ 타이틀에 도전했던 오아시스의 상장 실패는 상장을 고려 중이던 대어급 종목에겐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상기시켰다는 평가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최소 상반기까지는 IPO 시장 내부에서 대어급 종목의 관망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긴축 사이클이 완전히 종료될 것으로 기대하는 하반기까진 내다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신동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