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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시 ‘킹달러’...환율 요동에 환테크족 ‘갈팡질팡’
‘금리 정점론’에 꺾인 달러
‘긴축’ 신호 나오자 다시 반전
“단기 환차익 노린 투자 조심”

‘킹달러의 귀환’에 환테크족이 분주히 계산기를 두드리기 시작했다. 한 때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이 기준금리 정점론의 대두와 함께 122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지난해 말 달러예금을 던졌던 것과 다른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불과 두 달여 사이에 환율이 1300원대를 넘어서는 등 환 변동성이 커지면서 달러를 손에 쥔 환테크족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약 669억 달러로 전달 말(684억 달러)과 비교해 약 15억달러가 줄었다. 지난해 꾸준히 증가세를 지속했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751억달러) 정점을 찍은 뒤 한 달만에 약 70억달러가 감소했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4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는 등 긴축 기조가 계속되자 원/달러 환율은 1440원대를 돌파하며 강세를 보였다. 여기에 기준금리 상승과 함께 ‘킹달러’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환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달러화 매수가 이어졌다. 지난해 1월 558억 달러였던 5대 시중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불과 11개월 만에 200억 달러가량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12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둔화하자, 기준금리 인상이 종료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형성됐다.

환율 하락세도 계속됐다. 지난 2일 원/달러 환율은 1220원대까지 하락하며 작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킹달러’가 꺾이며 달러에 몰리던 환테크족들의 움직임도 둔해졌다. 달러 약세의 장기화를 예상한 자금이 이탈하며, 달러예금의 규모는 점차 축소됐다.

문제는 다시 환율이 요동치고 있다는 것이다. 이달 초 1220원대로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달 중에만 약 100원가량 상승해 장중 1320원대를 회복했다.

이같은 현상은 미 연준이 시장에 파다한 ‘금리 정점론’을 불식시키고,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진 데서 비롯됐다. 실제 최근 미국의 물가·소비·노동 관련 지표가 잇따라 시장 예상치를 웃돌며 긴축 장기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하며, 한미금리차의 확대에 따른 원화 가치 하락 우려도 커지고 있다.

동시에 달러예금에 대한 환테크족들의 관심도 재집중되고 있다.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 환율이 지난해와 같이 1400원대를 회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심지어 달러예금의 금리 매력도도 높아졌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들은 주요 원화 정기예금(1년 만기)에 대해 3% 초반대의 금리를 책정하고 있지만, 달러예금에 대해서는 최고 5%가 넘는 금리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달러 가치 상승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도, 환차익을 노린 투자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견지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한남동금융센터 PB팀장은 “기준금리 동결에서도 나타났듯, 경제 전망이 불투명한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의 금리를 적극적으로 따라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한미 기준금리차가 확대될 경우 당분간 달러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단기 환차익을 노린 투자의 경우 가능할 수 있으나, 이미 1300원대를 회복한 현시점에 환차익을 노린 투자를 시작하는 것에 큰 장점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우 기자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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