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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80조 쏟아부어도 답 없는 저출산..."특임장관·인구부처 만들어야"
저출산고령사회위 연구용역 '인구전략과 거버넌스 개편안' 보고서
저고위 집행권·예산권 없고 인구정책 부처 산재…“강력한 거버넌스 필요”
환경영향평가처럼 인구영향평가 도입…인구특별회계 신설 제안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이 0.7명대로 떨어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꼴찌이자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정부는 16년간 약 280조원의 저출생 대응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출생아 수는 20년 전의 반 토막인 25만명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사진은 2019년 서울의 한 대형병원 신생아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보건복지부와 저출산고령화위원회가 인구 위기 상황에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저고위를 확대개편하거나 인구 특임장관 혹은 인구 문제 전담 부처를 만들어 정책 실행력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아울러 인구영향평가와 인구특별회계 도입에 대한 제안도 나온다.

28일 저고위에 제출된 ‘인구전략과 거버넌스 개편(안) 연구’(연구책임자 이삼식 한양대학교 정책학과 교수) 보고서를 보면, 저출산 대응 등 정부의 인구 관련 거버넌스의 틀은 복지부가 인구 정책의 주무부처를 맡고 대통령이 위원장인 저고위가 전체 정부 부처를 총괄하는 형태다. 다만 인구 정책이 복지부 일부 기능으로 묻혀 있는 가운데, 여성가족부의 가족 등 기능을 복지부에 이관해 힘을 실어주는 내용의 정부조직개편안 입법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저고위에 집행권과 예산권이 없다는 점을 현행 인구 관련 거버넌스의 핵심 문제로 지적했다. 인구 정책의 핵심 틀인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은 복지부가 수립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실제로는 저고위 사무처가 계획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 다만 저고위엔 집행·예산권이 없어 꼭 필요한 인구정책을 기본계획에 넣지 못하고 있다.

보고서는 “위원회 사무국이 관계부처와 협의해 세부 정책과제를 도출하는 방식인데, 관계부처들이 고유 목적과 거리가 있는 인구 관련 정책에 대해 예산배정에서 우선순위를 두기 어렵다”며 “위원회는 상시적으로 필요한 인구 정책을 도입하고 기존 인구정책의 한계점을 개선하며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정책적 기제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때문에 대통령소속 국가교육위원회와 같이 인사, 예산 등에서 독립적인 권한을 가진 대통령 소속 국가인구와미래위원회 체계로 개편하자는 제안이 나온다. 이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 다양한 사회계층이 추천한 위원 20~25명으로 구성해 인구와 미래기본계획을 10년마다 수립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대통령직속 인구와미래위원회에 인구 특임장관을 신설해 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정책·예산 등을 집행하도록 해 실질적인 정책 권한을 행사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제시됐다. 인구 특임장관은 과거 무임소 국무위원, 정무장관, 특임장관 등과 비슷한 개념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특임장관은 국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핵심 국책과제를 전담했다.

특임장관 대신 인구·가족부를 만들어 인구정책을 전담하도록 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다만 보고서는 이 3가지 안 모두 인구특별회계와 인구영향평가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구특별회계는 범정부차원에서 인구정책의 예산을 별도로 계상하는 역할을 한다. 분산 추진되는 개별 사업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인구정책 목표와 관련 사업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자는 취지다. 인구영향평가는 각종 중장기계획을 수립할 때 인구 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적으로 고려하는 방식이다. 미국의 경우 비슷한 취지로 ‘가족 영향 평가’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통계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6년간 280조원의 관련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작년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0.78명까지 곤두박질쳤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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