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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상] “초록채소는 황금똥 만들어요”…요즘 유치원생 요리교실, 캐릭터도 출동 [르포]
22일 부산 중구 중앙동 CJ 대한통운 부산사옥 1층에 위치한 식문화 교육 공간 ‘키키존’에서 삼일절 케이크 만들기 수업이 진행 중인 모습. 수업이 끝난 후 마무리 멘트로 참가자들이 ‘대한독립만세’를 함께 외치는 모습. 김희량 기자

[헤럴드경제(부산)=김희량 기자] “이 숟가락을 보면 엉덩이가 튀어나와 있죠? 캐리랑 같이 숟가락 엉덩이로 둥글게 둥글게 생크림을 빵에 발라주세요.”

22일 부산 중구 중앙동 CJ대한통운 부산사옥 1층 ‘키키존’에서는 ‘까르르르’ 하는 어린이들의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곳은 지난해 6월 서울 마포구 상암동 본사에 오픈한 유아동 전용 쿠킹스튜디오(키키존)에 이은 두 번째 공간이다. 이날 센텀해운대유치원 소속 원생 40여 명은 부산 키키존에서의 첫 수업인 CJ프레시웨이 식문화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유튜브 채널 ‘캐리TV’의 캐릭터인 꼬마 캐리와 친구들인 크리에이터 엘리·토미와 함께 삼일절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다.

부산 ‘키키존’ 22일 오픈…키즈전문셰프와 함께 첫 ‘요리수업’

아이들의 수업은 손 씻기부터 시작됐다. 4명씩 옹기종기 모여 손을 씻으며 아이들은 캐리, 친구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한 세션에 참여하는 아이는 20여 명. 머리에는 작은 위생 모자를, 몸에는 미니 앞치마를 두른 아이들은 자리에 앉아 안기현 키즈전문셰프의 설명에 귀를 기울였다. 안 셰프는 아이들에게 “구름 같은 생크림, 3층짜리 빵, 샤인머스캣 송이들과 나무과자들을 통해 태극기 모양의 케이크를 만들 것”이라며 재료를 하나씩 소개했다.

22일 삼일절 케이크 만들기 수업에 참가한 센텀해운대유치원의 한 원생이 케이크에 샤인머스캣 송이를 올리고 있다. 김희량 기자

안 셰프는 시트 사이에 생크림을 짜 층층이 쌓아 올린 뒤, 표면에 생크림을 발라 과자·과일을 장식하는 모습을 캐리와 함께 보여줬다. 캐리와 엘리·토미는 테이블을 돌아다니며 아이들이 막대과자를 붙이는 것을 돕거나 집중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말을 걸었다.

한 원생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조각 난 막대 과자들로 케이크의 테두리를 만들다가 “내가 만든 거 봐줘”라며 캐리를 부르기도 했다. 샤인머스캣을 한 알씩 들고 모양을 만들던 또 다른 원생은 손가락에 크림을 묻혀가며 ’나만의 케이크’를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꼬마 캐리는 속도가 더딘 친구들 곁에 가 응원을 했다. 아이들은 뒤돌아 캐리가 오기를 기다리기도 했다.

“채소는 건강한 똥 만들어줘요”…한쪽에선 ‘영양교육’까지 진행

같은 시간, 옆 스튜디오에서는 다른 수업이 진행 중이었다. 그곳에서는 영양사가 송이와 버찌의 이야기와 함께 색깔 채소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다. 수업을 진행하던 최유진 영양사는 “배추, 시금치, 오이 같은 초록색 채소는 건강한 황금똥을 만들어 주지! 실처럼 생긴 식이섬유가 똥을 묶어준다구”라며 의성어를 활용해 배변 활동을 표현했다. 아이들은 색깔별로 소개하는 채소 이야기를 듣고 스티커를 붙이며 채소와 친숙해지는 활동을 가졌다.

22일 부산 중구 중앙동 CJ대한통운 부산사옥 1층에 위치한 식문화 교육 공간 ‘키키존’에서 삼일절 케이크 만들기 수업이 진행 중이다. [CJ프레시웨이 제공]

최 영양사는 “아이들은 낯선 것을 두려워하는 음식 네오포비아가 있을 수 있다”면서 “쓴맛을 싫은 맛으로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쉬운 단어, 몸짓, 표현을 활용해 눈높이 설명을 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에도 ‘자녀 집밖 식사’에 부모 관심↑…식자재시장도 ‘고급화’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합계 출산율이 0.78명(지난해 기준)으로 저출산 사회에 접어든 지 오래지만, 영유아 키즈 식자재 시장은 1조원 규모(추산치)를 유지 중이다. 아이 수는 줄어들었지만 맞벌이 가정 증가 등으로 친환경, 유기농 등 좋은 품질의 먹거리를 찾는 ‘아이의 집밖 식사’에 대한 관심은 늘어나고 있어서다. 업계는 개인 발달이나 건강 맞춤형 상품들이 중요시되면서 식자재의 고급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22일 부산 중구 중앙동 CJ대한통운 부산사옥 1층에 위치한 식문화 교육 공간 ‘키키존’에서 최유진 영양사의 영양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김희량 기자

이날 수업을 참관한 황희 센텀해운대유치원장은 “아이들이 캐리와 함께하는 수업을 워낙 좋아해 종업식을 마친 친구도 다시 와 이날 참가했다”며 “아이들이 싫어하는 음식을 포함해 다양한 음식을 더욱 다뤄주시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CJ프레시웨이는 영유아 식자재 브랜드 ‘아이누리’의 키즈 전문셰프, 영양사 등 전문 교육 인력과 함께 식자재를 납품하는 고객사(어린이집·유치원)을 대상으로 쿠킹 클래스와 영양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수업처럼 캐릭터와 협업하는 행사로 아이들의 시선 잡기에도 힘쓰고 있다. 자녀의 마음을 잡아야 부모의 마음도 잡을 수 있다는 포석이다.

22일 부산 중구 중앙동 CJ대한통운 부산사옥 1층에 위치한 식문화 교육 공간 ‘키키존’에서 삼일절 케이크 만들기 수업이 진행 중이다. 참가한 어린이들들이 태극기 문양을 만들기 위해 잼을 바르고 있다. 김희량 기자

대표 수업은 아이들이 직접 채소를 만지며 식물 원물을 만지는 오감 체험형 프로그램인 ‘채소학교’, 크리스마스나 삼일절 등 기념일에 맞춰 진행하는 이벤트 수업, 채소와 관련된 이야기로 색깔 채소를 이해하는 영양 수업 등이다. 경쟁사인 풀무원푸드머스와 아워홈 또한 어린이 대상 식생활 교육을 전개하고 있어 키즈 식자재 시장을 향한 업체들의 경쟁을 날로 치열해질 전망이다.

CJ프레시웨이, ‘키즈 식자재 시장’ 부산 등 동부권 진출 본격화

2014년 키즈 식자재 유통사업에 뛰어든 CJ프레시웨이는 8년 동안 매출액 기준 연평균 29%씩 성장 중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도 2020~2022년 연평균 34%의 성장을 이뤘다. 부산 키키존을 통해 동부권(부산·대구·경상도 등) 지역에 영유아 키즈 식자재 시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CJ프레시웨이의 키즈·시니어를 포함한 식자재 유통 매출은 지난해 2000억원을 돌파했다. 더불어 식사와 교육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데굴데굴 만두 만들기’ 등 체험형 DIY 밀키트는 지난해 누적 7만5000여개가 팔렸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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