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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 난방비·버스비·소줏값 들썩에 ‘긴장’…실태조사 착수
추경호 '협조 요청' 발언…직접 개입은 쉽지 않아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연초부터 난방비,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비 인상 이슈가 불거진데다 '소주 1병 6000원' 전망까지 나오면서 정부가 내부적으로 주류업계 실태조사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26일 기획재정부와 주류업계 등에 따르면 정부는 주류 가격 인상 요인과 업계 동향, 시장 구조 등을 살펴보기 위해 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난주 주세 인상과 원가 상승에 따른 소주·맥주 가격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는 언론 보도가 이어진 이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대응에 착수한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류 가격과 관련한) 업계의 적극적인 협조를 부탁드린다"며 공개적으로 '인상 자제 요구' 메시지를 주류업계에 보냈다.

추 부총리는 "세금이 좀 올랐다고 주류 가격을 그만큼 혹은 그보다 더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 업계와 이야기를 할 것"이라며 주류 가격 결정 구조에 대한 우회적인 비판을 내놓기도 했다.

정부가 이처럼 주류 가격 동향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며 긴장하는 것은 술값, 특히 소줏값 인상이 올해 초부터 시작된 '서민 필수 품목' 가격 인상 흐름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는 1월부터 작년 가스요금 인상 효과와 겨울철 난방 수요가 중첩돼 '난방비 대란'이 일어났다. 난방은 가격이 오른다고 소비를 줄일 수 있는 품목이 아니다. 특히 추운 겨울철에는 더더욱 그렇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 빠듯한 서민층에서 난방비 인상으로 받는 타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난방비에 이어 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 예고로도 전국이 들썩였다. 서울시가 지하철과 시내버스 요금을 300∼400원 올리겠다는 방침을 밝혔고 서울을 제외한 16개 시도 중 상당수도 대중교통 요금 인상을 결정하거나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여기에 이제는 소주와 맥주 등 '서민의 술' 가격 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 것이다.

지난해에도 고물가에 시달린 서민들이 올해 체감도가 높은 난방비·대중교통 요금·술값 인상을 연달아 마주하게 되면서 민심은 들썩이는 중이다. 이에 정부는 여론 동향을 살피며 서민 필수 품목 인상을 미루거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난방비에 대해서는 160만 가스요금 할인 가구, 117만 에너지 바우처 지원 가구 지원을 늘리고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에 59만2000원씩을 지원하는 대책을 내놨다. 대중교통 요금은 서울시가 애초 올해 4월로 예정된 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미루기로 했다.

그러나 난방비 지원에 대해서는 그 수준과 범위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나왔고 대중교통 요금은 연내 인상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다. 특히 소주·맥주 가격에 대해서는 대책 마련이 쉽지 않아 정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민간 업체와 자영업자들이 자유롭게 결정하는 주류 가격에 정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기는 어려운데다 '자유로운 시장경제'를 지향하는 이번 정부 기조와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업계에 협조를 구하고 유통·가격 결정 구조를 살펴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면 최대한 조정하는 식으로 주류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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