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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드-CATL ‘美中 배터리 합작’이 국내 2차전지社 주가에 리스크인 이유 [투자360]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CATL이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와 손 잡고 북미 시장 상륙에 본격 착수한다. 이를 두고 국내 2차전지 제조사들이 5년 후 북미 전기차 배터리 수요를 주도할 것이란 전망을 완전히 뒤바꿀 ‘게임체인저’는 아니지만, 추가적인 기대 수익을 감소시키고 공급망 체인에 대한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포드는 CATL과 합작회사를 설립한 뒤 디트로이트에서 160㎞ 떨어진 미시간주(州) 마셜에 배터리 공장을 세우기로 했다. 일반적인 합작법인과 달리 미시간 공장은 포드가 지분 100%를 갖는 형태로 설립된다. CATL은 기술을 지원하는 식으로 공장 운영에만 참여한다.

이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우회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IRA에 따르면 전기차 세액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에서 제조·조립된 부품이 일정 비율 이상 들어간 배터리를 탑재해야 한다.

포드와 CATL의 이번 협력에서 특이할 점은 포드가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기술을 CATL로부터 이전 받되 기술 사용료를 지급하는 형태라는 점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CATL의 기술 유출 여부를 조사하기 시작했고, 마르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이 미국 정부 지원 가능성에 대한 조사 요구 서한을 연방정부에 제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진행 과정에서 불확실성이 있다”면서도 “백악관이 해당 공장 설립을 환영한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중국 정부 역시 기술 수출을 제한하지 않겠다고 언급한 점을 감안하면 해당 공장 설립이 최종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런 상황 속에 김 연구원은 포드와 CATL의 협력이 국내 배터리사 주가 전망에 중요 시사점을 던진다고 분석했다.

우선, 향후 3년 간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되는 미국에서 최대 경쟁자인 중국과 경쟁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기반으로 산정된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 효과에 변화가 예상된다고 김 연구원은 봤다. 그는 “한국이 집중하는 시장과 달리 저가 시장으로 CATL이 침투한다는 점에서 제한적 경쟁”이라면서도 “적어도 국내 기업들의 추가적인 멀티플 확장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개별 업체들 가운데선 SK온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달 초 포드와 SK온 간의 튀르키예 합작 공장 설립 철회가 최종 확정됐고, 배터리 품질 리스크 등이 보도되는 모습은 합작사를 이미 설립한 포드와 SK온 간 협력에 잡음이 생기도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오는 2026년 SK온 예상 글로벌 생산량(260GWh)의 약 50%를 차지하는 포드의 추가 협력사 선정은 밸류에이션에 부정적 부분”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제품 가격이 약 30% 저렴한 IFP 배터리에 대한 북미 시장의 수요를 확인한 것도 의미가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짚었다. 그는 “올해 초 포스코케미칼을 시작으로 하반기 에코프로비엠, 최근 엔앤에프까지 전기차용 LFP 양극재 생산 가능성을 공식 언급했다”며 “향후 미국 내 LFP 배터리 시장 확대 과정에서 LFP 양극재 시장 진출이 본격화하는 기업들의 경우, 밸류에이션 리스크 방어 차원의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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