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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쟁같은 SM 분쟁…그걸 지켜보는 ‘YG·JYP’는?[투자360]
블랙핑크 [와이지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하이브와 카카오가 K팝 초석을 닦은 1세대 기업 에스엠 인수를 두고 ‘쩐의 전쟁’을 본격화하면서 업계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에스엠의 최대 라이벌인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JYP Ent.의 지배구조상 창업자와 소액주주 비율이 에스엠과 유사한 만큼 행여 비슷한 사태는 나오지 않을 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하이브가 에스엠 인수에 성공하면 ‘가요계의 삼성’ 탄생에 비견된다. 하이브가 에스엠과 함께한다면 지난해 앨범 판매량 15위 중 9개가 하이브 계열 소속 아티스트가 된다. 강한 팬덤으로 주가와 실적을 좌우하는 보이그룹 중에서는 역대 상위 20개 앨범 중 19개가 ‘하이브 계열’로 들어가게 된다.

카카오라는 거대기업 역시 변수로 떠오르면서, 어떤 식이든 에스엠의 몸집이 크게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지난주 와이지와 JYP 주가는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써클차트 기준 주요 엔터사별 작년 앨범판매량 비중은 하이브 26.8%, 에스엠 19.1%, 카카오엔터 7.6%로 추정된다. 단순합산으로도 에스엠-카카오 연합은 단숨에 하이브와 동일해지며, 전통엔터사와 플랫폼사의 결합을 고려할 때 그 파급력은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에스엠 인수에 따른 경계감이 커지면서 향후 전망 자체를 신중히 하는 가운데 “타사 입장에서는 하이브-에스엠보다 카카오-에스엠이 (향후 경쟁하기에) 수월해 보이는 건 사실”이라는 분위기다. 다만 “하이브 인수가 엔터주 전반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CNN은 K팝 해외 유통 전문회사 DFSB컬렉티브의 버니 조 사장의 발언을 인용해 “에스엠 인수는 잠재적으로 하이브를 글로벌 소니, 유니버설, 워너 뮤직 등 ‘빅 3’ 메이저 음반사의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블라인드 앱에서 ‘하이브+이수만’ 대 ‘카카오+현 경영진’으로 나뉜 에스엠 직원 대상 투표에서는 후자를 지지하는 쪽이 85%로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엠 사태', 와이지·JYP에도 일어날 수 있나=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 JYP Ent.의 주주 구조 역시 에스엠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작년 3분기 말 에스엠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소액 주주 비율은 70.53%인데 비해 최대 주주인 이수만 전 프로듀서의 지분은 18.78%에 불과했다. JYP Ent.의 소액주주 비율은 63.2%,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소액주주 비율은 57.7%다. 최대 주주 지분은 JYP Ent.의 박진영이 15.2%,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이 16.9%를 보유하고 있어 에스엠과 대동소이하다.

다만 얼라인파트너스의 행동이 소액주주의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수만이 프로듀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지분보다 많은 금액을 받았다는 데 있다. 반면 JYP Ent.의 박진영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은 별도의 회사를 통해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박진영의 경우 JYP Ent. CCO(최고크리에이티브책임자)로서 지난해 1~ 6월 총 21억 3416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급여가 2억 3416만원, 상여가 19억원이다. 양현석의 경우 별도의 보수 없이 소속사 연습생 및 그룹 프로듀싱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랙핑크 대표 프로듀서인 테디의 경우 ‘더블랙레이블’로 독립한 이후 와이지엔터테인먼트와의 협업시 계약에 따라 보수를 수령하고 있다.

스트레이 키즈 [JYP Ent. 제공]

▶와이지·JYP 주가 향방은= 지난 2008년 에스엠·와이지엔터테인먼트·JYP Ent. 3사 힘의 균형이 대등했을 때 동방신기-빅뱅-원더걸스의 3각 전성시대가 열리면서 엔터주 전반이 활성화된 바 있다. 따라서 하이브 또는 카카오의 인수로 에스엠이 커질 경우 전체적인 파이도 커지겠지만, 그 대부분을 에스엠이 수취할 것으로 보여 타 엔터주들의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향후 와이지와 JYP Ent. 역시 다양한 형태로 몸집 불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JYP Ent.는 ‘JYP파트너스’라는 투자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 와이지와 JYP Ent. 4분기 실적은 사상최대가 예상되고 올해 신인모멘텀도 풍부하지만, 풀어야 할 과제도 남아있다. 와이지는 새 걸그룹 ‘베이비몬스터’ 활약이 기대되지만, 블랙핑크는 재계약 관건을 넘어 ‘마의 7년차’ 해체설까지 나왔다. 다만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티스트와 기업 양쪽의 실익을 고려해볼 때, 재계약이 무난히 진행될 가능성이 더 높다. 과도한 우려는 내려놓을 시점”이라고 말했다.

JYP Ent.는 올해 기존 주력 5개 그룹(트와이스·스트레이키즈·있지·니쥬·엔믹스)에 4개 신규 그룹을 더해 라인업이 2배로 확장될 전망이다. 다만 풍부한 걸그룹에 비해 스트레이키즈의 후속 대형 보이그룹을 마련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 콘서트가 정상화될 일본시장이 양사의 실적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 음악시장은 글로벌 2위 규모에 달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와이지 트레저는 경쟁사 대비 낮은 앨범판매량으로 회사 내 주력 4세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짙었다”며 “그러나 일본 돔투어 흥행성공으로 향후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을 높였다”고 했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JYP Ent.는 모든 팀이 일본에 앨범을 발매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콘서트 중심의 일본 활동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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