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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尹 정부, ‘공공요금 동결’ 文 정부와 같은 경제 기조?…“최소 개입”
공공요금 상반기 동결…은행·통신엔 과점 지적
윤대통령 "기업정책, 산업정책…카르텔은 지대추구 행위"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 시장 자율 존중을 내세웠던 윤석열 정부가 공공요금 인상 속도를 조절하고 은행·통신 등 분야에 대한 과점 문제를 제기함에 따라 시장 개입으로 경제정책의 기조가 변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요금 동결 정책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던 입장에서 선회했기 때문이다. 공공요금 인상을 억누르면 한국전력이나 가스공사 등의 부채를 다시 키우는 부작용도 낳는다.

윤 정부는 이에 대해 모든 정책을 민생에 초점을 맞추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자유와 시장에 대한 원칙은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20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도로·철도 등 공공요금을 상반기 중 최대한 동결하고 전기·가스 등 에너지 요금 인상 폭과 속도를 조절하기로 했다.

이에 서울시가 4월로 예정했던 지하철·버스 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연기하고 경기도는 이르면 3월로 예정됐던 택시요금 인상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2분기 전기·가스요금 역시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인상은 물 건너간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통신·금융 분야에 대해선 과점 상태를 유지하는 특허사업이라면서 이런 국면에선 고통 분담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런 조치는 올해 들어 우후죽순 오르는 공공요금이 민생 위협 요인이 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상반기까지는 4~5%대 물가가 예고된 상황에서 공공요금이 민생을 짓누르는 변수가 돼서는 안된다고 보고 고육지책을 쓰는 것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공요금을 올린 후 정부가 재정 지원에 나서는데 대해 앞서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최근 편집인협회 월례포럼 초청 행사에서 "가스요금을 올리고 재정으로 지원하는 건 조삼모사"라면서 "시간을 두고 다년간 서서히 요금을 조정함으로써 국민이 감내할 수 있는 진폭과 시기의 조합, 가스공사 적자를 서서히 개선해나가는 조합으로 가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런 조치는 민생을 위해 정부가 시장에 적극적인 개입에 나서는 기조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으로 이어진다. 정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최소한의 개입에 나선 것으로, 자유롭고 효율적인 시장 메커니즘에 대한 기본 원칙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면서 "지난 12월말부터 1월말까지 진행된 부처 업무보고에서 윤 대통령은 자유와 시장에 대한 신념을 수차례 피력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부처 업무보고를 받는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정부는 시장이 공정하고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장래를 위해 필요한 분야는 선제적으로 시장을 조성하며, 도저히 시장을 만들 수 없는 분야에 대해서만 재정으로 직접 관여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자유롭고 효율적인 시장의 메커니즘에 최대한 맡기되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정부가 제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 정책에 대한 시각도 어느 때보다 친시장적이다. 윤 대통령은 "산업정책은 다시 말하면 기업정책"이라면서 "산업정책은 시장정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 장래를 위해 필요한 분야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주고 시장을 조성하고 정부도 그 시장의 구성원으로서, 상인으로서 참여해서 시장 참여를 유도하고 조성하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를 시장 참여자 중 하나인 '상인'으로 본다는 점이 특기할 만한 부분이다. 다만 카르텔과 같은 시장의 질서 문제에 대해선 매우 강경한 입장을 피력했다. 윤 대통령은 "카르텔은 공정한 시장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지대추구행위"라면서 "이를 막아야만 우리 사회가 더 효율화되고 더 많은 경제적 문화적 가치를 창출해 공정하게 풍요를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기조에선 공공요금 문제 역시 시장 원리를 존중해 인상이라는 방향성을 유지하되 속도를 다소 늦추는 쪽으로 정책 방향이 정해지고 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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