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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첫 삼성·LG 특허 공유 실현했던 김태준 전 특허청장 별세…향년 85세
[유족 제공]

[헤럴드경제] 국내 처음으로 금성사(LG전자)와 삼성전관(삼성SDI)의 특허 공유(크로스 라이선스)를 성사시킨 김태준(金泰俊) 전 특허청장이 15일 오후 8시12분께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18일 전했다. 향년 85세.

대구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북대사대부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1965년 철도청 행정사무관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상공부 산업기계과장, 국방부 방산1국장, 상공부 방위산업국장·기계공업국장과 1985년 전자전기공업국장을 거쳐 1991년 무역조사실장과 제2차관보를 지낸 뒤 1991년 9월부터 1993년 3월까지 제8대 특허청장을 역임했다.

특허청장 재직 중인 1992년 7월 28일 TV 브라운관을 생산하던 삼성전관과 금성사가 각각 4000건씩 특허 8000건을 무상으로 서로 사용하게 하는 사상 초유의 '산업재산권 상호 사용계약'을 체결하게 했다.

브라운관 TV 시대에는 특허가 분쟁의 주된 이슈였다. 해외 업체가 기술 이전을 꺼리고 일본이 한국 브라운관에 대해 특허 시비를 거는 상태에서 국내 기업은 외국 기업과는 특허를 공유해도 국내에선 다툼을 벌일 때였다. 당시 고인은 양사가 계약을 체결한 배경을 "특허청이 1991년 하반기부터 특허정보지원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업체간 특허기술 협력방안을 모색하게 됐고, 양사가 1992년 4월 표시장치 분야에서 특허기술협의회를 구성한 끝에 계약 체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후 고인은 한국수출보험공사 사장, 국가경영전략연구원장(이사장 강경식 전 부총리), JA 코리아 회장 등으로 활동했다. 2003년 강 전 부총리와 함께 노사 문제 연극 '잘해봅시다!'(연출 남기웅)를 만들기도 했다.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 장관은 고인을 "기계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지만, 상공부 전자전기공업국장을 하셔서 현안에 대한 이해가 깊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유족으론 부인 배경자씨와 사이에 2남1녀(김종순〈전 하나은행 지점장〉·김정화·김종한〈고려대 구로병원 외과 과장〉)와 사위 류용호(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등이 있다. 18일 발인을 거쳐 천안공원묘원에 안장됐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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