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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번 돈 80%가 '이자장사'인 韓 금융사, 美는 절반도 안돼[머니뭐니]
국내 금융그룹, 이자이익 비중 70~80% 수준
미국 주요 금융그룹은 절반 이상이 비이자이익
“비이자이익 기반 다지고, 사업 기회 선점해야”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금리가 오르며 국내 금융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리고 이에 따른 성과급 잔치를 벌여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유독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이자수익 편중이 심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내 주요 그룹은 한 해 벌어들인 돈의 70~80%를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에 따른 이자수익으로 충당하는 반면, 미국의 주요 금융그룹은 이자수익이 영업이익의 절반도 안되는 규모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사들의 영업 구조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8일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미국 4대 금융그룹 2022년 실적분석과 시사점’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뱅크오브아메리카·씨티·웰스파고 등 미국의 주요 4대 금융그룹이 2021년에 거둔 이자이익은 1735억 달러로 비이자이익은 1876억달러보다 적었다. 비이자이익엔 통상 자산운용 등에 따른 수수료나 투자수익 등이 담긴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은 총 영업이익 43조2000억원 가운데 비이자이익(11조2000억원)이 고작 26%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미국 4대 금융그룹 2022년 실적분석과 시사점’ 보고서 발췌.

국내 금융그룹의 이자이익 의존도는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2022년에 접어들어 더욱 심화됐다. 2022년 4대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은 8조3000억원으로 줄어들었지만, 총영업이익(46조7000억원)은 되레 전년 대비 3조원이 늘었다. 여기에 금리 인상에 힘입은 이자이익이 늘며, 영업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은 18%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같은 기간 미국에서도 고금리와 대출 성장세가 지속되며, 주요 금융그룹 이자이익의 비중이 늘었다. 그러나 총영업이익(3736억달러) 대비 비이자이익(1608억달러) 비중은 43%로 여전히 절반에 육박한 수준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정책금리 인상이 우리나라 보다 더 빠르게 이뤄진 것을 감안하면, 국내 금융그룹의 영업 행태가 여전히 단순하고 후진적임을 알 수 있다.

서울 한 거리에 주요 시중은행들의 자동화입출금기기(ATM)가 놓여 있다.[연합]

국내 금융그룹들은 지난 수년간 비이자이익 비중 확대 및 영업 다각화에 힘써왔다.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이자이익은 기준금리 수준이나 경기에 따른 수익 변동성이 큰 탓이다. 그러나 지난해 자산시장 침체로 유가증권 관련 비이자이익이 급감함에 따라 이자이익 편중 현상은 점차 심화되고 있다.

심지어 올해는 이자이익마저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고금리에 따라 가계대출 규모가 줄어드는 반면, 실물경기 침체에 따른 대손비용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여기에 손쉬운 ‘이자장사’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가중되고 있는 상황, 비이자이익 확대는 피할 수 없는 과제로 자리매김했다.

김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국내 은행업 또한 미국 4대 금융그룹의 사례를 참고해, 비이자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와 비용 효율성 개선을 추진해 환경 변화에 신속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전문 인력의 역량 제고와 시스템 고도화 등으로 비이자이익 기반을 다지고 신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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