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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 박사급 의사과학자 4배 증가...“양성사업 확대할 것”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사업 수료
2022년 첫 3명, 모두 17명으로 늘어
의대생 정원의 3~4%인 110명 진로 선택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생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카이스트 제공]

정부가 지원하는 ‘의사과학자(MD-Ph.D) 양성 사업’을 통해 올해 14명의 박사급 의사과학자가 배출됐다. 지난 2019년 전공의 대상 시범사업으로 시작한 이 사업을 통해 배출된 박사급 의사과학자는 모두 17명으로 늘었다. 지난해부터 학부과정에도 의사과학자 추가 지원을 시작한 정부는 전주기 양성체계를 통해 본격적으로 의사과학자 양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날 박사급 의사과학자를 수료한 14명을 포함한 미래 의사과학자들은 현재 전세계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헬스 시장에서 연구를 중심으로 임상과 사업화를 병행해 새로운 치료기술과 신약을 개발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대생은 99%이상이 연구 대신 개원의 등을 택했지만, 최근엔 의대 졸업자의 3~4% 수준인 110명 가량이 의사과학자로 진로를 택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2023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 수료식 및 간담회’를 열고 임상을 중단하고 전일제 박사과정으로 주도적 연구를 수행한 의사과학자(MD-Ph.D) 14명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지난 2019년 전공의 대상 시범사업에서 시작한 정부의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을 통해 배출한 의사과학자는 지난해 2월 수료자 3명에 더해 17명으로 늘었다.

의사과학자는 임상 의료와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는 전문가다. 최신 연구성과를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한편, 임상 현장의 긴급한 수요에 따라 새로운 연구 방향을 설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면역항암제, 줄기세포치료제, 인공장기, 유전자검사처럼 최근 의료계와 생명과학 모두에게 주목받는 분야부터 의료기기까지 의료시장에서 의사과학자들의 역할이 더욱 기대되고 있다.

복지부는 임상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소할 수 있는 의사과학자를 양성하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융합형 의사과학자 양성 사업’을 통해 다양한 연구활동을 지원해왔다. 2019년 전공의 대상 시범사업에서 시작, 2020년 전일제 박사학위 과정, 2022년 의과학자 학부과정을 추가 지원하며 전주기 양성체계를 통해 본격적인 의사과학자 양성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의대 졸업자의 3~4% 수준인 110명 가량이 임상 진로가 아닌 의사과학자를 택하고 있다. 물론 의대 재학생 9만4000여명 중 매년 약 6000명(6%)가량이 의사과학·공학자를 진로로 택하는 미국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정부는 지원을 확대해 더 많은 의사과학자를 배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부터 당장 기관당 3억원 가량을 지원하는 학부과정 지원기관을 1곳 추가해 3곳으로 늘린다.

대학원 과정과 박사후 지원에 대한 지원도 확대한다. 박사과정을 수료한 의사과학자들은 정부로부터 1인당 3억원의 심화연구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아직 박사급 의사과학자는 17명에 불과하지만, 정부는 앞으로 매년 28명의 신진 의사과학자를 선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1인당 1억6000만원을 지원하는 의과학·융합연구 분야 연구자의 해외 연수 지원도 늘려 올해 25명을 선발한다.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는 것은 이들의 연구가 적잖은 부가가치를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코로나19 백신이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상용화한 화이자와 모더나는 코로나19 단일 품목으로만 수십조원을 벌어들였다. 바이오헬스 산업은 반도체를 뛰어넘는 고성장이 기대되지만 현재 한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2%정도로 걸음마 수준이다.

이에 카이스트를 필두로 포스텍,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국내 대표 과학기술 대학들이 의사과학자 양성에 뛰어들고 있지만, 의료계 견제가 만만찮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기존 의대와 의사단체는 카이스트 의대 신설이 의사정원 확대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의사과학자에서 임상의로 이탈하는 인원이 발생할 경우 자칫 ‘밥그릇 싸움’이 될 수 있다는 게 의료계 주장이다.

한편, 이날 알츠하이머 치매 연구 및 치매 관련 의료기기 사업화를 목표로 하는 한 수료생은 “전공의 시절 미국 연수 중에, 연구를 중심으로 임상과 사업화를 병행하며 많은 사람을 치료할 기술이나 신약을 개발하는 의사과학자를 접했다”며 “천천히 노력해 가다 보면 한국에서도 이런 의사과학자로 성장해 갈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은성호 복지부 첨단의료지원관은 “젊은 의사과학자들의 연구에 대한 의지와 그간의 노력에 놀라웠다”며 “이들의 연구에 대한 꿈이 무한히 실현될 수 있도록, 연구시간 보장, 연구 기반 지원 등 연구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책적·제도적 지원책 모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용훈 기자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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