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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초 중간마진 없애고 공급...한우 생산비용 5% 절감 가능”
‘익시드아그로’ 딩 회장 인터뷰
“한국에 연간 10만t 수출 목표”
릴렉스 이 딩 익시드아그로 회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L7 강남 호텔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중간마진을 없애고 싸게 사료를 공급하는 방안에 대해 말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저도 농부이기에 농부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죠. (저희 제품은) 농부가 농부에게(farmers to farmers) 파는 풀입니다. 유통 중간상을 거치지 않고 한우 농가에게 안정적인 조사료(粗飼料·건초, 짚처럼 지방, 단백질, 전분 등의 함유량이 적고 섬유질이 많은 사료)를 공급하고자 왔습니다. 5% 정도 절감된 가격으로 연간 10만t의 사료(티모시·알팔파)를 한국에 공급하는 게 목표입니다.”

한우 가격의 폭락과 사룟값 폭등으로 한국 농가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흔히 소는 풀을 먹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풀만 먹지는 않는다. 섬유질배합사료(TMR), 즉 건초, 옥수수 등 다른 재료를 섞어야 ‘소의 밥’이 만들어진다. 소의 생육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TMR에 들어가는 조사료의 비율은 최대 50%대에 이른다. 그만큼 조사료가 중요한 셈이다.

릴렉스 이 딩 익시드아그로 회장은 그의 말처럼 고품질의 사료를 한국에 소개하고자 방한했다. 익시드아그로는 가축 사료인 캐나다산 티모시와 미국산 알팔파를 생산해 중국, 대만, 일본 등으로 수출하는 글로벌 사료업체다. 북미 건초 수출업체 중 매출 5위를 달리는 익시드아그로는 캐나다 서부지역에서는 1위 업체다. 연간 티모시 3만t, 알팔파 100만t을 생산한다.

익시드아그로의 건초는 크게 티모시·알팔파, 2가지다. 알팔파는 ‘목초의 여왕’으로 불릴 정도로 단백질 함량이 높은 풀이다. 티모시는 잎이 부드럽고 엷은 녹색을 띠는 다년생 화본과(禾本科) 목초다. 티모시는 화본과 중 사료 가치가 가장 높게 평가받는 목초다. 헤럴드경제는 최근 방한한 딩 회장을 13일 오후 서울 강남구 L7 강남 호텔에서 만나 한국 시장을 향한 그의 포부를 들었다.

-건초를 수출한다는 말 자체가 생소하게 들린다. 어디에서 어떻게 수출하는 건가.

▶미국 아이다호주 포커텔로시에 약 3만에이커(약 121㎢),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더후프시에 1만3000에이커(약 52만㎢)의 농장이 있다. 3만에이커는 한국으로 치면 수원시(면적 121.03㎢) 규모다. 밴더후프 농장까지 합치면 수원시 면적의 1.5배나 된다. 이들 농장에서 생산된 풀을 저희는 압축해서 컨테이너를 통해 세계로 수출한다.

보통 1t의 소를 생산하기 위해선 6t의 풀이 필요하다. 그런데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의 경작지는 날로 줄고 있다. 단백질 수요가 늘어 육류 수요는 유지되는데 이 건초를 재배하고 안정적으로 보관할 곳이 충분하지 않은 것이다. 북미에서는 육류 산업이 특화된 덕분에 최적의 건초 종자를 오래 연구해왔다. 풀을 건조하는 기술력도 뛰어나 품질을 자신한다.

-한국에도 이미 수출하고 있는데.

▶사실 건초의 경우 국제 브로커를 통해 상당량이 유통되고 있다. 수입 업자가 농가에 바로 건초를 넘기는 방식이라 중간 마진이 붙는다. 한국에서 정확하게 얼마만큼의 건초 수요가 있는지, 장기적인 관점에서 물량을 파악하기 위해 이번에 한국을 방문했다. 필요량을 알면 우리 회사도 생산량 예측이 가능하고, 이를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기 때문에 더 낮은 가격으로 건초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한국의 경우 지난해 사룟값이 2020년 대비 60%나 폭등했다. 익시드아그로의 건초가 대량으로 한국에 공급되면 한우 농가에는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나.

▶저희는 1t에 약 500~600달러(미국 기준)의 가격으로 건초를 판매하고 있다. 한국과는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5% 정도 저렴하게 제공하는 게 목표다. 그렇게 되면 한우 생산 비용도 5% 정도 줄일 수 있다고 본다.

-익시드아그로의 건초가 다른 업체에 비해 가진 강점은 뭔가.

▶지구의 물 중 약 30%가 북미에 있을 만큼 물이 충분하다. 가뭄 문제가 없다. 또 우리가 풀을 키우는 지역의 날씨가 영하 40도 등 낮기 때문에 습기로 인한 곰팡이 문제가 없고 세균 번식이 어려워 농약을 많이 쓸 필요가 없다. 해외의 다른 기업은 본인이 직접 추수를 하지 않고 중간 유통상 역할을 통해 건초를 수출한다. 저희는 직접 농장에서 나온 풀을 압축해 수출까지 한다는 점에서 가격을 더 낮출 수 있다.

김희량 기자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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