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세상속으로] 대한민국, ODA로 세계와 소통하다

축구, 쌀국수, 아오자이.... 아마도 어렵지 않게 베트남이라는 나라를 연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널리 알려진 사실 말고도 베트남은 수산업 발전에 유리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베트남 북부는 맹그로브숲과 넓은 갯벌이 분포해 1990년대 중반부터 조개 양식산업이 지역경제를 이끄는 지역이었다. 그러나 과도한 남획과 해양환경 오염으로 최근 조개 생산량은 급감하기 시작했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베트남 정부는 뛰어난 양식기술을 가진 한국에 기술 협력을 요청해왔다.

이에 2022년부터 해양수산부와 산림청은 공동으로 베트남 북부의 노후화된 조개 종자시설과 양식장을 현대화하는 한편 갯벌에 지속적으로 영양분을 공급할 수 있는 맹그로브숲의 복원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베트남 북부 양식산업 활성화와 연안환경 복원을 목표로 한 이 ODA(공적 개발 원조)사업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ODA 혁신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해양수산 ODA 성공사례로 아프리카 사하라사막에서 전 세계 최초로 바다새우 양식에 성공한 기술 협력사업이 있다. 알제리 정부의 요청에 따라 진행한 사업에서 해수부는 양식 어류의 배설물을 미생물이 섭취하고, 이 미생물이 성장하면 다시 양식 어류의 사료로 활용하는 바이오플락 양식기술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환경오염을 줄이고 사육수(水)를 획기적으로 절약하는 방식으로 사막에서 새우를 생산해냈다.

알제리에 새로운 산업을 소개한 것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수산업 양식기술을 통해 사막과 같은 극한의 기후에서도 양식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인류 식량위기에 좋은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또한 새우 양식 ODA 성과에 힘입어 현재 우리 기업이 알제리 현지에 새우 양식 사료공장을 건설 중이라는 기쁜 소식도 들려온다.

올해는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가 결정되는 중요한 해다. 해수부가 박람회 유치활동을 하면서 만난 태평양 도서국가들은 부산세계박람회의 ‘세계의 대전환,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여정’이라는 주제에 깊은 공감을 표시하며,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한 미래 비전을 부산박람회에서 심도 있게 논의하고자 하는 의사를 전달해왔다.

남태평양 국가들이 기후변화에 특히나 관심이 많은 이유는 남태평양 도서국가들이 해발고도가 낮아 해수면 상승의 피해를 최전방에서 맞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남태평양 도서국 투발루 외무장관은 수중 연설을 하면서 기후위기로 인한 투발루 연안경제의 심각한 상황을 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남태평양 도서국가들의 요청과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글로벌 중추 국가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 해수부는 올해 20개 연안 개도국들과 287억원 규모의 해양수산 ODA 협력사업을 진행한다.

대표적으로 투발루 어촌마을에 소규모 어항을 건설하고 양식·가공시설도 함께 건설하는 복합 지원사업을 시작한다. 투발루의 연안경제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과 함께 기후변화 대응과 해양오염 예방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교육훈련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투발루와 같은 도서국가들이 기후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국제사회 역시 기후변화 대응과 연안경제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대한민국의 남태평양 도서국가 ODA사업에 큰 관심을 두고 지켜보고 있다.

해양수산 ODA사업은 우리가 세계와 소통하는 창구가 돼준다. ODA사업을 통해 상대국이 원하는 바를 이해하고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한편 전 세계 모범국가로 나아가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다. 대한민국 정부 정책이 전 세계가 고민하는 기후변화와 식량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글로벌 규범으로 자리 잡을 그날을 위해 해수부는 열심히 달려나가겠다.

송상근 해양수산부 차관

th5@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