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생보사 저축성보험 지급 60조 육박
작년 11월까지 59조3428억
금융권 고금리 수신경쟁 때문

생명보험사가 지난해 저축성보험에 대해 지급한 보험금이 60조원에 육박하며 사실상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금융권의 고금리 수신 경쟁 등에 따른 결과다. 유동성 리스크 대응이 시급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2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생보사들이 저축성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은 총 59조3428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까지만 집계된 수치이지만, 이미 역대 최대 수준이다. 12월 지급분을 합치면 6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1월 지급 저축성보험금은 2021년 연간 지급액(39조6661억원)에 비해 20조원 가까이(49.6%) 급증한 것이다. 연간 20조원 안팎 수준이던 저축성보험금 지급액은 2017년(30조9402억원)에 30조원을 넘어선 뒤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저축성보험에 대한 보험금 지급규모가 폭증한 것은 지난해 연말 시중금리 상승에 따라 은행 예금으로 돈이 몰리는 ‘역머니무브’ 현상이 벌어지며 전 금융권이 고금리 자금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은행권에서도 10% 이상 금리를 주는 특판 상품이 나왔고, 인터넷전문은행은 파킹통장(수시입출식)에 4%의 파격적인 금리를 내걸기도 했다. 상호금융권도 장기 상품에 7%대 금리를 적용하며 고객 유치에 팔을 걷었었다.

뿐만 아니라 10년 전 판매된 고금리 저축성보험의 해약이 늘어난 것도 보험금 지급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저축성보험은 10년 이상 유지시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10년 이후 해지율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실제 생보사들의 저축성보험 보유계약액은 2021년 말 439조9541억원에서 2022년 11월 416조7579억원으로 23조1962억원(5.3%) 감소했다.

문제는 저축성보험금 지급 증가에 따른 유동성 대응 방안이다. 생보사들은 지난해 말 저축성보험 보험금 지급, 퇴직연금 머니무브 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자, 올 초까지도 6%에 육박하는 고금리 저축성보험 특판에 나서거나 채권을 매도하는 등 고육책을 펴야 했다.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다. 국내외 시장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 침체 등으로 보험금 지급 수요가 더 커질 경우 유동성 리스크가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유동성 리스크는 10년 전 절판마케팅으로 판매했던 저축보험의 만기도래로 인한 것이었다”며 유동성 위기에 대응한 저축성보험 절판마케팅을 경계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최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저축성보험 해약과 퇴직연금 머니무브로 인한 건전성·유동성 관리의 어려움을 언급하며 건전성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강승연 기자

spa@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