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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반도체 수출 통제 참여시 韓 수출 반등 힘들다
유럽의 탄소국경조정제 도입 예고…반도체 이어 철강도 흔들
추경호 부총리 "무역수지, 1월 지나면서 시차두고 점차 개선"
[연합]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우리 수출의 20%가량 차지하고 있는 반도체 수출이 올해 들어 45%가량 급감하면서 한국경제의 혹한기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일본과 네덜란드가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동참함에 따라 국내 반도체 기업들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출의 반등은 당분간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반도체는 우리 전체 수출의 25%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對) 중국 1등 수출 품목이다.

여기에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로 우리 주력 중 하나인 철강 등의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44.5%나 감소했다.

작년 반도체 수출액은 1292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간 수출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월 수출액은 하반기부터 감소세가 본격화했다. 8월부터 5개월 연속 수출이 감소하면서 29.0%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재작년보다 증가폭이 많이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반도체 시황 악화에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일본과 네덜란드가 참여하기로 하면서 우리 기업에도 불똥이 예상된다. 일본과 네덜란드는 각각 도쿄일렉트론, ASML 등 반도체 장비 기업이 있는 나라들로 글로벌 톱5 반도체 장비 기업 모두 중국 규제에 참여하게 된 것이다.

ASML은 기존 수출금지 품목인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뿐 아니라 구세대 장비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 일부까지 중국에 판매하지 못한다. EUV 장비는 최첨단 반도체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장비로 ASML이 사실상 독점해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수출 규제가 악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과 쑤저우에 낸드플래시, 반도체 후공정(패키징)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우시 D램 공장, 충칭 후공정 공장과 인텔에서 인수한 다롄 낸드 공장 등을 운영하고 있다.

1월 철강 수출도 25.9%나 줄었다. 지난해 철강(384억6000만달러)은 하반기 들어 수출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로 쪼그라들더니 결국 9월부터는 줄곧 마이너스다. 재작년에 36.9% 성장했던 철강 제품의 연간 수출액은 지난해 5.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런 가운데 EU는 CBAM과 관련해 오는 10월부터 2025년까지 2년3개월을 ‘보고 의무 부과 기간’(전환기간)으로 정하고, 2026년부터는 CBAM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철강은 상대적으로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액이 크고, 탄소 배출이 많은 고로 공정의 비중도 높아 향후 수출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의 업종별 EU 수출액은 CBAM 적용 대상 품목 가운데 철강이 43억달러로 가장 컸으며 이어 알루미늄(5억달러), 비료(480만달러), 시멘트(14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이달도 수입이 수출보다 급증하면서 126억9000만달러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56년 관련 통계 작성이래 사상 월간 최대 적자액이다. 무역적자는 지난해 3월이후 11개월 연속이다.

그러나 정부는 무역수지가 시차를 두고 점차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주재한 재정경제금융관 간담회에서 "1월 무역적자 적자는 에너지 수입 증가 등 계절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 가운데 반도체 수출단가 급락, 코로나19로 인한 중국 경제활동 차질 등 요인이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이어 "향후 무역수지는 여러 변수가 작용하겠지만 1월을 지나면서 계절적 요인이 축소되고 중국의 리오프닝 효과가 시차를 두고 반영되면서 점차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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