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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콜라 사기 잡은 헤지펀드, 이번엔 세계 3위 인도 부자 노렸다
아다니그룹의 고탐 아다니 회장 [AP]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공매도 전략을 펼치는 헤지펀드 업체가 인도 재벌이자 세계 3위 부자인 고탐 아다니를 정조준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힌덴버그리서치는 전날 ‘세계 3위 부자는 어떻게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사기를 벌였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아다니와 그가 이끄는 ‘아다니 그룹’이 주가조작 등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다니그룹에 대해 투자의견 ‘매도’와 함께 주요 7개 상장사 주가가 85%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00페이지 분량의 보고서에서 힌덴버그는 아디니가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를 차려 횡령과 돈세탁, 탈세 등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십 년 동안 뻔뻔한 주가조작과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특히 힌덴버그는 아다니그룹 산하 인프라 업체들의 평가지표들이 기술기업 못지 않게 고평가돼 있다며 “동종 인프라 기업들과 비교할 때 순전히 펀더멘털 측면에서만 85% 하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지난 2년 간 아다니그룹 전직 임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자료 수천 개를 들여다봤다고 밝혔다. 또 아다니그룹과 관련이 있는 6개 국가를 직접 방문조사했다고 덧붙였다.

아다니그룹은 즉각 펄쩍 뛰었다. 주게신더 싱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힌덴버그는 우리에게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려는 시도도 하지 않았다”며 “근거가 없고 신뢰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아다니 그룹은 항만·공항 운영 등 인프라 사업을 필두로 석탄·가스 등 자원개발·유통과 전력 사업도 벌이고 있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긴밀히 협력하면서 친환경 에너지, 데이터센터 등의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뉴델리텔레비전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사업에도 진출했다.

빠른 성장세에 아다니그룹은 인도 증시 상승을 이끌었고, 아다니는 3년만에 1000억달러의 자산이 증가하면서 포브스 및 블룸버그 선정 세계 3위 부자에 올랐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로 아다니그룹은 직격탄을 맞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보고서 내용이 알려진 뒤 아다니엔터프라이즈 등 7개 상장사의 주가는 1.5~8.9% 하락했다. 블룸버그는 아다니 개인 자산이 이날 하루 약 55억달러(약 6조8000억원) 사라졌다고 전했다. 이번 보고서로 엄격한 ESG 기준을 적용하는 펀드매니저들이 아다니그룹에서 추가로 돈을 뺄 가능성이 크다고 블룸버그는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아다니그룹에 대한 의혹 제기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피치그룹 산하 크레디트사이츠는 지난해 8월 보고서를 통해 아다니그룹이 자산·부채를 뻥튀기하고 과도한 부채를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힌덴버그는 2020년 전기트럭 제조업체 니콜라가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고 주장한 곳이다. 실제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는 사기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블룸버그는 힌덴버그가 공매도 타깃으로 정한 기업은 2020년 이후 약 30개에 달하며 평균적으로 이들 기업 주가는 한 달 뒤 15%, 6개월 뒤 26%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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