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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옥을 봤다”...뉴욕증시 개장 직후 급등락, 시스템 오류 탓
마스터카드, 맥도날드, 나이키 등
시총 수십억달러 증발
시스템 오류 거래는 ‘무효 조치’
[로이터]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미국 뉴욕증시가 24일(현지시간) 문을 열자마자 시스템 오류 때문에 주요 종목이 대거 급등 혹은 급락하면서 일대 혼란이 벌어졌다. 정상화까지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지만 시장 참가자들은 지옥을 맛 봤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동부시간 기준 오전 9시 30분 개장 직후 200개 이상의 종목에서 가격이 전날 종가보다 최대 25%가 뛰거나 폭락했다.

문제가 된 종목 가운데는 마스터카드, 맥도날드, 웰스파고, 쉘, 나이키 등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편입된 대형주 40개도 속해있다.

NYSE는 즉각 거래를 중지했으며 대부분은 5분에서 10분 사이 거래가 정상화됐다. 완전 정상화까지는 30분가량 걸렸다. 하지만 시가총액 수십억 달러가 사라지면서 시장은 일대 혼란이 빚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주식중개인들이 지옥에 갇혀서 떨었다고 전했다. 메르디앙에쿼티의 조너선 콜피나 연구원은 “모든 전화기가 불이 났다”며 “무슨 일이 있는지 파악하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NYSE는 시스템 문제로 일부 종목의 ‘개장 경매(opening auction)’가 이뤄지지 않은 탓에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개장가를 결정하기 위한 과정에서 어떤 이유에선지 상당 수 주문이 접수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급변동이 발생했단 것이다.

또 이로 인한 거래는 무효 조치할 것이라면서 주식 주문시 시스템 장애로 손실을 볼 경우 거래소 규약 18조에 따라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오류가 이전에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2년 8월 발생한 나이트캐피털의 트레이딩 시스템 오류로 150여개 종목 주가가 급등락한 것이다. 이로 인해 일부 종목은 주가가 단숨에 30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혼란은 컸지만 다행히 시장 흐름 전반을 지배하진 않았다.

연초 이후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속도 완화 기대로 상승하던 미국 증시는 숨 고르기에 들어가며 보합세를 보였다.

특히 이날 마이크로소프트(MS)를 시작으로 대형 기술주들이 본격적으로 실적을 내놓으면서 경계 심리가 커졌다. 장 마감 직후 실적을 발표한 MS는 시장 기대에 부합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장외에서 3% 넘게 올랐다.

한편 연준은 다음달 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외부활동을 금지하는 ‘블랙아웃’ 기간에 들어간다. 블랙아웃을 앞두고 매파로 분류된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2월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한다고 말하며 연준의 속도조절 기대를 높였다.

여기에 S&P글로벌 제조업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직전 수치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선 50을 밑도는 것으로 나오면서 경기침체 우려는 더욱 커졌다. 이보다 앞서 발표된 컨퍼런스 경기선행지수 역시 -1.0으로 전망치를 밑돌면서 우려가 가중되고 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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