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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LG·카카오·CJ 등 지연되는 대기업계열 상장…자금회수·승계 늦어지나
[헤럴드DB]

[헤럴드경제=서경원 기자] 비상장 기업들이 증시에 입성하는 기업공개(IPO)시장에 찬바람이 불면서 대기업 그룹 산하 비상장사들도 상장 시점을 미루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오너 일가의 3∼4세 승계를 위한 작업이 늦어지고 본사의 기업가치 극대화와 투자자금 회수 지연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 시장에서 상장 추진을 예상하는 대기업그룹 비상장 기업들로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모빌리티(카카오), SK에코플랜트·온·매직과 11번가(SK), LG CNS(LG), CJ올리브영(CJ), 라인게임즈(네이버), SSG닷컴(신세계), 두산로보틱스(두산) 등이 꼽힌다.

이들 기업은 2021년과 작년 IPO 시장이 호황을 누리자 최대한 몸값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상장 채비에 나서 신규 상장 예상 기업군에 이름을 올렸다.

시장에선 대기업그룹 계열사라는 점과 일부 조 단위의 대어급 상장이 기대된다는 점에서 주목해온 기업들이다.

이중 대표적으로 CJ그룹의 CJ올리브영 상장 추진은 4세로의 승계 작업으로 이어져 관심을 받고 있다. CJ그룹이 지난해 CJ올리브영 상장 추진을 잠정 중단하면서 이재현 회장 자녀의 승계 자금 마련이 더뎌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CJ올리브영의 작년 3월 말 기준 연결 감사보고서상 지분구조를 보면 이 회장의 자녀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가 각각 11.04%, 4.21%를 보유하고 있다. 남매가 CJ올리브영 지분을 최대한 높은 가격에 매각하면 CJ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도 넉넉해질 수 있다.

김한이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올리브영 기업가치를 2조8000억원에서 3조6000억원으로 높여 산정했다. 작년 순이익 전망치 1790억원에 주가수익비율(PER) 20배를 적용해서다.

투자은행(IB)업계 한 관계자는 "CJ올리브영은 온·오프라인 매장을 다 운영해 실적이 우수한 만큼 증시 상황이 우호적일 때 상장해 최대한 높은 몸값을 받으려 할 것"이라며 "증시 상장을 올해 할지 시장 상황을 더 두고 할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모빌리티 상장도 관심을 끈다. 두 회사는 작년에 증시 입성을 추진했으나 시장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상장 계획 추진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카카오엔터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에서 1조2천억원을 유치하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 카카오엔터 입장에선 일단 투자자금 수혈을 통해 채무 상환과 같은 급한 불을 끄고 기업가치도 끌어올리면서 상장 시기를 저울질할 수 있다.

이번 투자는 카카오엔터의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IPO) 성격이 짙다.

업계는 이 회사가 재무적 투자자들의 투자 수익을 높여주기 위해 상장 계획을 구체화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카카오 측 관계자는 "IPO 추진은 투자금을 언제쯤 다 쓰느냐에 따라 달렸지만, 올해 내 가능성은 없으며 2년은 걸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모빌리티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IPO 시기를 각각 올해와 내년으로 예상하면서 "IPO는 주요 이해관계자 추가 출자 등을 통해 지분구조가 복합적인 상황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엔터는 1조2000억원 유치로 IPO에 따른 지분율 희석과 이중 상장에 따른 할인율을 적용하면 본사에 투영되는 지분가치 트리거(도화선)는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에선 전 세계 금융시장과 증시 상황이 변수가 되겠으나 IPO 시장 분위기는 올해 하반기에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종경 흥국증권 연구원은 "올해에는 대어급 기업들의 신규 상장이 하반기 이후 부활할 것으로 보여 작년 수준의 공모 규모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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