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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식품업계, ‘가성비 세트’ 호황인데 왜 씁쓸할까 [선물세트, 극과 극]
3일 서울 시내 한 백화점에 설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고물가와 경기 불황으로 설 명절 5만원 이하의 가성비 선물세트를 찾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저가 선물세트의 판매량 약진이 단기적 매출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만원대 후반~2만원대 초반’ 과자 선물세트 판매량 20%↑

20일 업계에 따르면 동원F&B가 이번 계묘년 설 명절을 맞아 선보인 3만원대 이하 설 선물세트는 연휴를 한 주 앞두고 전년 동기 대비 10% 판매량이 늘어난 상태다. 동원F&B의 설 선물세트는 건강요리유, 참치액, 국물의신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할 수 있는 조미료와 참치캔, 캔햄 등으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경기 침체 속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이색 상품을 출시하거나 친환경 포장재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더한다. 오리온의 ‘과자당(堂)’ 선물세트도 직전 명절인 추석 대비(연휴 5일 전 기준) 20%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이 제품은 1만원대 후반~2만원대 초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지난해 추석 오리온제아 처음 출시한 과자당은 ‘추억의 선물세트’ 콘셉트로 여러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인기 과자들이 담겼다.

오리온 관계자는 “판매 기간이 지난 명절(추석)보다 이틀 짧음에도 판매량이 늘어난 상태”라며 “복고 트렌드에 맞춘 제품인 점,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한 점이 인기 요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원F&B의 동원스폐셜 3호 제품. [동원F&B 제공]

대상은 이번 설 명절 친환경 패키지를 적용한 ‘자연스러운’ 선물세트를 출시했다. ▷팜고급유 선물세트 ▷고급유 선물세트는 지함 내부의 받침(트레이)도 기존 플라스틱 소재를 종이로 제작해 모든 포장재가 종이로 이뤄져 있다.

식품업체들이 내놓은 선물세트의 경우 저가, 중저가, 프리미엄 라인 등 다양한 가격대가 다양하지만 일반적으로 5만원 이하의 가격대를 유지한다. 명절 선물세트의 경우 식품업계의 대표적인 ‘시즌’ 품목이다. 여러 품목을 조합해서 한꺼번에 팔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대부분 업체에는 명절 선물세트를 기획하는 담당 부서가 있다. 대상의 경우 마케팅 부서 중 한 곳이 선물세트 판매 관리 업무를 담당한다.

경기 침체로 가성비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들어날 것이라는 예측에 따라 식품업계는 저가 상품을 확대해 대응 중이다. CJ제일제당은 직전 명절이었던 추석 당시 70%였던 2만~3만원대 상품 비중을 이번 설을 앞두고 75%로 확대했다. 업계는 소비 양극화와 위축으로 4먼~5만원대 상품 수요가 2~3만원대로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오리온이 설 시즌을 맞아 재출시한 한정판 ‘과자당(堂)’ 선물세트. [오리온 제공]
경기침체 탓 단기적 매출 상승 우려…“역성장할까 걱정도”

한 업계 관계자는 “설이 끝나고 나서 실적을 보면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역성장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며 “지난해 가격 인상 요인과 전반적인 소비 위축 상황으로 전망이 밝진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는 필수재가 아닌 선물에 대한 수요 자체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물가와 금리 인상으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든 상황에서 ‘선물을 포기한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선택적 소비 감소가 축의금 액수 논쟁처럼 의례적인 문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저가 선물세트 판매량의 약진으로 단기 매출 상승하는 곳도 있겠지만 경기가 더 악화되면 오히려 소비력 있는 소비자를 노린 프리미엄 선물세트에만 집중하는 업체도 나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hop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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