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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조 글로벌 농기계 시장서 한국은 고작 1%…기술 수준도 3년 뒤쳐져
전경련, ‘농기계 산업 글로벌 동향과 한국의 과제’ 보고서
‘삼중고’ 한국 농업, ‘융복합형’ R&D 정책 시급
[전경련 제공]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전세계 농기계 시장 규모는 약 200조원으로 추정되지만, 한국 시장은 이중 1%에 불과한 약 2조원에 그친다는 조사가 제기됐다. 주요 국내 기업들의 기술 수준도 선진국 대비 3년 이상 뒤쳐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식량 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란 전망 속에서, 첨단 산업으로 진화하는 농기계 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따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19일 ‘농기계 산업 글로벌 동향과 한국의 과제’라는 보고서를 통해 취약한 식량안보, 농촌 고령화, 농업 생산성 하락 등 ‘삼중고’에 직면한 한국 농업에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로벌 농기계 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1570억 달러(약 200조원)로 추정되며 매년 5% 이상 꾸준하게 성장하고 있다. 존 디어(미국), CNH(영국), 쿠보타(일본), AGCO(미국) 등 주요 4개 기업이 전체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

[전경련 보고서]

특히,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한 농업용 자율주행 및 드론 분야 사업의 확장세가 거세다. 농촌경제연구원의 최근 추산에 따르면 전세계 농업용 자율주행 및 드론 분야는 오는 2025년까지 각각 26억 달러(약 3조3000억원) 및 17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로 성장(연평균 18% 이상)할 전망된다.

반면, 한국 농업 시장은 ‘삼중고’에 직면해있어 농기계 산업 육성을 통한 생산성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OECD 38개국 중 식량안보 순위 32위로, 고질적인 낮은 식량/곡물자급률로 인해 글로벌 식량위기에 구조적으로 취약하다. 지난 2021년 기준 고령농 비중이 약 50%로, 농업인구의 고령화로 인력수급이 어렵다. 또한, 논농사에 비해 밭농사 기계화율(62%)이 낮아 생산성이 저조한 상황이다.

[전경련 보고서]

농기계 내수시장 규모는 2021년 기준 2조3000억원으로,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1.7%에 그쳤다. 대동, LS엠트론, TYM 등 주요 기업이 있지만, 매출 규모 측면에서 글로벌 기업의 비교대상이 되지 못한다.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의 분석에 따르면 농기계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기술 수준은 선진국 대비 약 3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농기계 산업은 자율주행, AI, 빅데이터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가 결합한 모빌리티, 로보틱스로 진화하고 있는 만큼, ‘융복합형’ R&D 추진정책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농기계 관련 연구기관을 포괄하는 산학연 연계 클러스터를 강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를 법적・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현재 국회에 제출된 ‘스마트농업육성법’도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첨단 농기계 관련 R&D나 설비에 투자하는 기업에 대한 세액공제 적용 검토 역시 지적됐다. 이밖에도 ▷정체된 내수시장의 한계 극복을 위한 해외 진출 지원 ▷개도국 대상 농촌개발 ODA(공적개발원조) 추진 시 국내 농기계 기업의 참여를 염두에 둔 사업 설계 등이 꼽혔다.

유환익 전경련 산업본부장은 “농업 분야에서도 과거와는 달리 산업정책적 마인드가 정말 중요해졌다”며 “수출 부진 등 한국 산업 전반의 경제활력이 많이 위축된 상황에서 농기계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면 식량・농업위기 극복과 신성장 동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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