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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금리 드디어 ‘정점?’…기준금리 인상에도 대출금리 떨어지는 이유는[머니뭐니]
기준금리 0.25%p 인상 소식에도
은행권 대출금리 변동성 없어
시장금리 안정, 금융당국 압박 지속에
대출금리 ‘정점론’ 기대감 솔솔
부실 우려 줄지 않아…“금리 향방은 미지수”

[헤럴드경제=서정은·김광우 기자] 기준금리가 올랐는데도 은행권의 대출금리는 오히려 내리고 있다. 8%대에서 7%대로 내려온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추가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끝 모르고 오르던 금리 인상이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시장금리가 최근 들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다만, 이미 금리가 오를대로 오른 만큼 차주들의 부담은 여전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 올렸는데 대출금리는 떨어진다, 왜?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0.25%포인트(p)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4.78~7.41%로 지난 13일과 비교해 상·하단 변동이 없었다. 아울러 신용대출 금리와 전세대출 금리 또한 이렇다 할 변동성을 보이지 않았다.

서울 한 은행 앞 내걸린 예금 관련 현수막. [연합]

금융권에서는 이번 기준금리 인상이 대출금리 상승을 자극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선반영해, 하향 안정화에 접어든 탓이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채(AAA,1년물) 금리는 3.918%로 지난 11월 5%대를 돌파한 이후, 꾸준히 하락세를 걷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또한 이달 들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수신금리 인상 경쟁 자제를 요청한 뒤, 한 때 5%를 돌파했던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지난해 12월 이후 3%대까지 떨어졌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은행이 취급한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해 변동하기에 예금금리 인하는 곧 코픽스 하락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왼쪽부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김주현 금융위원장 [연합]

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도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정기 예금 금리 인상을 통한) 금융권의 과도한 자금 확보 경쟁은 시장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권에 우회적 압박을 전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또한 지난 13일 “은행의 지난해 순이자 이익 등 규모를 볼 때 (가산금리 인하의) 여력이 있다”며 “과도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을 살펴봐 달라”고 언급하는 등 올 들어서도 은행권에 대출금리 조정을 주문하고 있다.

지난 12일 기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상단은 8.11%로 8%대를 돌파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금융당국의 압박에 따라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 움직임이 본격화됐고, 하루 만에 금리 상단은 7.41%로 내려왔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금리 상황 모니터링을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했고, 일단 시장금리 수준 이상으로 금리를 올리지 말라고 요구했던 것”이라며 “자율적으로 은행들이 시장금리에 맞춰 대출금리를 산정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가시지 않는 부실 우려…“대출금리 감소세 지속되기 힘들 것”

다만 정부 방침을 중심으로 한 대출금리 인하세가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현재 고금리 추세가 이어지면서 부실 우려는 점차 커지고 있다. 부실 위험이 커지면, 대손비용 등 건전성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곧 가산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은행권에서도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대출금리 인하를 추진했지만 비용 부담이 커질 경우 이를 지속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고금리에 따른 부실 우려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은행과 비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각각 0.19%, 1.30%로 지난 1분기 대비 각각 0.03%p, 0.04%p 상승했다. 또한 금융시스템의 단기적인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해 10월(23.6)과 11월(23.0) 두 달 연속 위기단계(22 이상)를 웃돌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코로나19를 거치며 막대한 규모로 불어난 기업대출의 연체율은 악화세가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코로나19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에 따른 착시 현상이며, 취약 자영업자를 위주로 부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 한국은행은 올해 기준금리가 3.75%에 달할 시, 지난 6월 말 기준 5.7%이던 취약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9.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은행은 “가계·기업 전반의 부실 확산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취약 가계·자영업자와 한계 기업의 부실 위험은 점차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lucky@heraldcorp.com
w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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