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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럽게 전세 왜 살아요?” 반쪽짜리 고정금리·정책주담대에 전세탈출 ‘러쉬’[머니뭐니]
4대 시중은행 전세대출 잔액 1분기만 1.5% ↓
특례보금자리론 이자 4%인데…전세대출 6%
고정형 전세대출상품 확대 방침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거래 물건을 안내하는 안내지가 붙어 있다.[연합]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 경기도 안산에서 전세대출을 받아 4년째 빌라에 거주하고 있는 신혼부부 A씨는 전세 만기를 앞두고 전세 대출 금리가 3%대에서 6%대로 변경된다고 통보 받았다. 직장 사정상 2년 더 안산에 거주해야 하는 A씨는 전세대출 고정금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주거래 은행에선 고정금리 전세대출을 취급하지 않고 있다. A씨는 “내 집도 아닌데 높은 전세 이자를 내려니 서러워서 못 살겠다”며 “특례보금자리론 이자가 오히려 더 저렴해 그냥 집을 사야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전세자금대출 잔액이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전세대출 금리는 치솟고 고정금리 및 정책 대출이 아직 자리잡지 못해서다. 매매시장에선 소득 제한 없이 4%대 고정금리를 받을 수 있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출시되자, 전세대출 차주 사이에선 ‘서럽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고정금리 전세대출을 확대하겠다는 정부 방침으로 은행들이 고정금리형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지만, 시행 기간까지 시장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우리·하나·신한)의 지난해 12월 말 전세대출 잔액은 110조9503억원으로 지난 3분기(112조6635억원) 대비 1.5% 감소했다. 이는 한국은행이 집계한 지난해 9월 대비 12월 전체 가계대출 감소폭(0.8%)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감소폭이다. 국내 가계대출이 전체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에서 전세대출이 더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는 뜻이다.

과거 변동 금리로 전세대출을 받은 차주들이 금리 인상을 못 이겨 대출을 상환해버리거나, 매매 시장으로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기준 국내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전세대출 금리밴드는 4.55~6.984%다. 최근 은행들은 연초 전후로 전세대출금리를 인하해 7%대이던 금리상단이 6%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2021년 말과 비교하면 13개월만에 금리하단이 1.16%p(포인트), 금리상단이 2.185%포인트 증가해 높은 금리가 유지되고 있다.

[연합]

전세대출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매매 시장에선 최대 30%나 저렴한 ‘특례보금자리론’ 정책이 나와 ‘무주택자는 서럽다’는 불만도 나온다. 결혼을 앞둔 직장인 B씨는 “사정상 집을 당장 매매하지 못하는 무주택자들도 많은데, 소득제한 없이 5억원까지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이 먼저 나오는 걸 보고 박탈감 느꼈다”며 “전세대출 차주들을 위한 정책 대응도 빠르게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하루가 다르게 뛰는 금리에 전세시장에서도 고정금리 정책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등하고 있다. 현재 전세시장에서 변동금리의 비중은 90%를 넘을 만큼 압도적이지만, 향후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주택금융공사는 오는 3월 상품 출시를 목표로 은행권과 고정형 전세자금대출 상품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은행은 신한과 농협, 그리고 우리은행 세 곳이다. 금융위원회는 다음주까지 이외 각 은행별로 고정형 전세대출 상품 출시 여부 등 계획을 받고 있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고정형 전세자금대출이 반드시 변동형보다 더 유리한 건 아니다”면서도 “변동형·고정형은 금융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금융기관은 두 선택지를 모두 가지고 있어야 한다”며 필요성을 강조했다.

h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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