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테슬라 주식 물타기 해? 말아?” 고민…美 개미에게도 최대 난제 [투자360]
美 개미, “머스크 때문에 팔아버릴거야!” vs “더 떨어지면 사모은다!”
“독점적 기술 바탕 경쟁 우위 선점 중인 테슬라 주식은 오늘 사야한다”
“테슬라, 브랜드 외 차별성 없는 전기차 시장 서 영업 중…마진 감소 리스크 온다”
[Bloomberg Technology]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지난 한 해 ‘서학개미’들에게 테슬라는 무한한 ‘사랑’을 ‘폭락’으로 되갚은 애증의 종목이었다. 고점 대비 주가가 3분의 1 토막이 나면서다. 그럼에도 서학개미들은 새해 들어 2주간 약 2억2263만달러(약 2769억원)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순매수하며 아직 관심이 식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미 약 1년전 산 테슬라 주식을 갖고 있다는 직장인 A(43) 씨는 “‘바닥론’에 근거해 테슬라 주가를 저가 매수, ‘물타기’에 들어갔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타기’란 시세가 떨어질 때 매수물량을 점차 늘려 매입 평균단가를 낮춤으로써 가능한 한 손해 위험을 줄이려는 방법이다.

테슬라 주식을 둘러싼 이 같은 고민은 테슬라 주식의 본고장 미국에서도 똑같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해 테슬라 주가 폭락 사태로 큰 돈을 잃었다는 사람들의 호소가 언론을 통해 나오는 가운데, 미 증시 전문가들도 테슬라 주식에 대한 매수·매도를 둘러싸고 논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머스크 때문에 팔아버릴거야!” vs “더 떨어지면 사모은다!”

미국 내에서도 개미들 사이엔 테슬라 주식에 대한 극명한 온도차가 느껴진다. 주가 하락에 따른 금전적 손해에 더불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기행과 정치적 발언 등으로 불거지는 각종 ‘리스크’ 등으로 받는 심리적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겠다며 주식을 매도하겠단 투자자들이 있는 반면, 약간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주가가 ‘바닥’에 있을 때 테슬라 주식을 추가 매수해 훗날을 노리겠다는 사람들로 극명히 나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콜로라도주(州) 덴버에서 미 보훈부 직원으로 근무 중인 애드리언 모라(42) 씨는 지난해 7월 집을 판 돈 21만달러(약 2억6099만원)를 테슬라 주식 구매에 사용했다. 하지만, 이후 그의 주식 가치는 30% 수준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블룸버그통신과 인터뷰에서 모라 씨는 “남은 테슬라 주식을 매각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며 “이것은 제 평생의 저축액이었다”고 한탄했다.

[블룸버그 홈페이지 캡처]

뉴욕에 살고 있는 카림 요비안(29)은 자신이 갖고 있는 자산의 80% 가량을 테슬라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털어놓은 그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바로 머스크의 ‘입’이다. 요비안은 “머스크는 너무 말이 많다. 지난해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제발 입 좀 다물어’란 혼잣말을 해왔다”면서 “편안한 삶을 위해선 주식을 팔아야겠단 생각만 든다”고 했다.

미국인 개미 중에선 테슬라 주가가 더 떨어지기만을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바닥을 칠 때 대량 매수해 반등 시점에 차익을 실현하겠다는 생각에서다. 뉴저지주(州)에 사는 데니스 코일(36)은 “2020년에 테슬라 주식에 2만달러(약 2484만원)를 투자해 6만달러(약 7448만원)로 자산을 불린 경험이 있다”며 “테슬라 주당 주가가 80~85달러로 떨어진다면 곧바로 들고 있는 실탄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식은 오늘 사야한다”

테슬라 주식에 대한 향후 전망 역시 전문가들 사이에서 뚜렷하게 갈리고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지점은 테슬라의 기술 경쟁력에 대한 부분이다.

미국 금융업체 모닝스타는 매출의 약 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테슬라가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꾸준히 나서고 있는 것에 더해 제조 비용 절감까지 주력하며 시장 내 선두 위치를 지키기 위해 노력 중이란 점을 높게 평가했다.

모닝스타 소속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 세스 골드스타인은 “전기차(EV) 시장에 대형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진출 중이지만 테슬라는 독점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무형 자산 주도의 경쟁 우위를 선점 중”이라며 “작년에도 2개 새 공장을 개설하며 생산 능력을 증가시킨 테슬라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에 비해 더 질 높은 전기차를 가격적 측면에서도 비교 우위를 갖고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Global News]

골드스타인 CFA는 테슬라의 주가가 저평가돼 있다며, 현재 120달러가 조금 넘는 수준의 테슬라 주식의 적정가는 220달러라고 했다. 해당 의견을 전달한 글의 제목이 ‘테슬라 주식은 오늘 사야한다’라는 점에 골드스타인 CFA의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다.

“테슬라, 브랜드 외 차별성 없는 전기차 시장 서 영업 중”

테슬라 주가가 크게 빠져있다곤 하지만 무조건 매수해야 한다는 의견만 전문가들 사이에 있는 것은 아니다.

미 투자전문매체 모틀리풀(The Motley Fool)은 ‘2023년 아마존 주식이 테슬라 주식을 이길 수 있는 이유 3가지’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테슬라 주식이 여전히 안고 있는 리스크에 대해 지적했다.

모틀리풀이 지적한 테슬라의 가장 큰 당면 과제는 바로 ‘재고’ 처리다. 모틀리풀은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7월 47만6000대 수준까지 올라갔던 재고가 11월 말에도 19만대에 이르렀다”며 “올해 생산능력을 더 확대해 성장하고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자하는 테슬라 입장에선 악재”라고 꼬집었다.

모틀리풀은 2023년 테슬라의 이익률이 더 감소할 조짐이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북미는 물론, 특히 중국에서 차량 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것과 더불어 구리와 리튬 등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재들의 가격이 높아지는 것도 마진 감소엔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모틀리풀은 “브랜드 외에 차별성이 사실상 없는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가 영업 중”이라며 “그동안 중국 밖에선 경쟁자가 없었던 테슬라가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