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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디스플레이’ 3년 후 중국에 역전된다?…애플 ‘독립 선언’에 엎친데 덮쳤다 [K-산업 가리는 차이나 그림자]
저가 물량 공세·정부 지원 힘입은 中 업체들
中 BOE, 올해 아이폰15 패널 70% 차지할 수도
2026년 OLED 시장 역전 가능성도
애플 ‘독립선언’까지…“삼성·LG 타격 불가피”
‘CES 2023’에 참가한 중국 TCL 부스. 김지헌 기자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저가 물량 공세로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을 빼앗었던 중국이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의 먹거리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정부의 막대한 지원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야금야금 빼앗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3년 후 중국의 시장 점유율이 한국과 나란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여기에 소형 OLED 최대 고객사 애플이 디스플레이 자체 제작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최근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올해 출시될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 기본 및 플러스 모델용 패널 70%를 중국 업체 BOE가 공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작 아이폰14 시리즈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가장 많은 공급량을 차지했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큰 소형 OLED 고객사 중 하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 시리즈 패널을 독점 공급하다시피 했다. 아이폰14 시리즈의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비중은 82%로 추정된다.

아이폰14 시리즈

그러나 올해부터는 크게 꺾일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플라이체인컨설턴트(DSCC)에 따르면, 아이폰15 시리즈의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비중은 전작 대비 28%포인트 줄어든 54%로 예상된다. 반면, BOE는 전작 6%에서 18%로 3배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BOE를 포함한 중국 업체들은 국내 기업들이 점령한 OLED 시장에서 차근차근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기준 소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삼성디스플레이 점유율은 38.2%로 집계됐다. 2위는 중국 BOE가 20.5%를 차지했다.

아직 격차가 적지는 않지만, 문제는 성장세가 무섭다는 점이다. DSCC는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디스플레이 산업 지원에 힘입어 오는 2025년 중국 OLED(소형·대형 포함) 생산량이 47%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국(51%)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다. 2026년부터는 중국에 역전 당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BOE 홈페이지]

중국을 벗어난 해외 투자도 활발히 늘리고 있다. 로이터 등에 따르면, BOE는 베트남 북부 지역 2곳에 대규모 제조 시설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100만㎡, 약 30만평의 토지를 확보하기 위해 임대 협상을 진행 중이다. 투자금액이 4억 달러(한화 약 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글로벌 경기둔화와 수요 감소 등으로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투자를 축소하고 있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저가 공세로 가격 경쟁력을 높여 시장 점유율을 올리고,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국내 기업 기술을 추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중국은 같은 방식으로 전세계 LCD 시장에서 한국 기업을 제치고 주도권을 장악했다. 2018년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의 LCD 점유율은 29.2%를 기록했지만 2021년에는 14% 가량으로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기업의 시장점유율은 30% 수준에서 51%까지 성장했다. 결국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6월 LCD 사업을 종료했고, 이어 LG디스플레이가 지난 연말 국내 TV용 LCD 사업을 접었다.

국내 기업들은 기술 격차로 승부를 두고 있다. 아직 중국 업체들은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플렉서블·폴더블 OLED 분야는 따라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투명 OLED,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퀀텀닷(QD)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주력 중이다.

하지만 애플의 패널 ‘독립 선언’ 가능성이 불거지면서 장기적으로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이르면 2024년 말부터 애플워치에 자체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21%, LG디스플레이는 30~40%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어, 타격이 상당할 전망이다.

jakme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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